‘첫 승’ KIA 홍건희, 묵직한 돌직구로 웅담포 봉쇄

입력 2017-09-01 22:0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 홍건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홍건희(25)가 올 시즌 첫 승을 장식했다. 그는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 시즌 15차전에 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2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을 4개나 잡으면서 볼넷을 단 한개 밖에 내주지 않는 짠물투구로 두산의 강타선을 원천봉쇄했다.

홍건희는 올 시즌 KIA에서 유독 궂은일을 많이 도맡았다. 특별한 보직 없이 상황에 맞춰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선발, 추격조, 롱릴리프 등 다양한 보직을 맡아 8월까지 26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승리 없이 1패, 방어율은 7.14를 기록해 매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직전 투구인 29일 삼성전에서는 0.1이닝을 던지면서 무려 4실점을 허용해 팬들의 싸늘한 눈총을 받기도 했다.

부진투를 만회할 기회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KIA는 1일 두산전에 선발투수로 정용운을 내세웠다. 20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정용운은 아직까지 제 구위를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1이닝 동안 3안타를 맞으며 2실점했고, 2회에도 선두타자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내 계속 흔들렸다.

KIA 김기태 감독은 즉각 교체를 감행했다. 예상보다 빠른 투입 명령을 받은 것은 바로 홍건희였다. 그는 급하게 몸을 푼 뒤 곧바로 마운드로 향했다. 많은 우려 속에서도 출발은 깔끔했다. 허경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5-4-3 병살타로 단숨에 2아웃을 잡은 뒤 후속타자 민병헌까지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공 7개로 1이닝을 막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는 안정된 투구가 계속 이어졌다. 홍건희는 3회에 1실점 했을 뿐 4회부터 5회까지는 6타자를 연속해서 범타로 엮어냈다. 6회에도 양의지와 닉 에반스를 연속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공을 고효준에게 넘겼다. 4.2이닝 동안 던진 공은 65개. 이 중 직구가 무려 44개였다. 최고구속이 149km까지 나오는 묵직한 돌직구로 두산 타자들을 압도했다.

경기 후 홍건희는 “최근 중요한 경기가 이어지면서 언제든 나갈 준비를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시즌 초반 심적으로 많이 흔들렸고, 밸런스도 무너져 고생했었는데 코치님들과 선배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이겨낼 수 있었다. 좋은 투구로 그 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 어떤 보직에서라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을 던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