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니’로 인기질주… 27년만에 전성기 윤종신을 빚은 5인들

입력 2017-09-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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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만들어주고, 사람도 만들어주고…

윤종신은 1969년에 태어나 1990년에 데뷔했다. 뮤지션 생활 28년차. 공일오비 객원보컬로 시작해 20장이 넘는 정규앨범과 100여 곡의 노래를 발표한 중견 가수로, 방송가에서 센 입담으로 주목받은 예능인으로, 그리고 작사, 작곡가와 프로듀서,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최근 ‘좋니’로 27년 만에 처음 음악차트와 음악방송에서 1위까지 올라 가수로서 다시 전성기를 열고 있다. 다섯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윤종신의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을 들여다본다.



정석원(오른쪽) 사진제공|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정석원(오른쪽) 사진제공|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 정석원 : 음악인으로 만들어준 프로듀서


‘음악인 윤종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뮤지션이다. 교내(연세대) 가요제에서 금상을 받은 윤종신에게 노래를 시켜보고 공일오비 객원가수로 발탁한 정석원은 고교시절 밴드로 활동하며 헤비메탈도 하던 윤종신에게 공일오비 1집 타이틀곡 ‘텅빈 거리에서’를 맡기며 그의 고운 미성을 뽑아냈다. 이후 윤종신은 정석원과 작업을 계속하며 “음악의 발상을 배웠”고, “얼치기 음악을 하다 정신이 번쩍 들게 됐”다. 정석원 작곡의 ‘너의 결혼식’을 통해 가수로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고, 정석원이 프로듀서를 맡은 3집 타이틀곡 ‘오래전 그날’은 윤종신의 절정기였다. 4집부터 홀로 작업하던 윤종신은 2006년 결혼하고 2년 후 낸 11집 ‘동네 한바퀴’를 다시 정석원에게 프로듀싱을 맡겼다. 당시 ‘예능인’으로 지쳐 있던 윤종신이 믿을 사람은 정석원이었다. 정석원은 미스틱의 지붕 아래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여운혁PD. 사진제공|JTPC

여운혁PD. 사진제공|JTPC



● 여운혁 : ‘예능인’의 DNA를 자극시켜준 선배

MBC에서 ‘느낌표’ ‘무한도전’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지휘하던 방송연출가. 윤종신의 대원외고 2년 선배다. 2001년 KBS 2TV ‘야한밤에’에서 이현우 윤상, 김현철과 함께 노총각 뮤지션 4인방으로 주목받으며 본격적인 ‘예능인’의 생활을 시작한 윤종신은 ‘예능의 세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여운혁 PD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 거친 예능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윤종신은 여운혁 PD가 맡았던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통해 지금의 전성시대를 맞게 됐다. 윤종신은 ‘라디오스타’에서 10년째 진행자로 활약하며 공격적이고 거친 입담의 김구라에게 밀리지 않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뻔뻔할 정도로 깐족거리면서 할 말을 다해 김구라를 당황시킨다. 윤종신은 JTBC에서 ‘아는 형님’ 등을 이끌던 여운혁 PD를 1월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 영입해 새로운 사업을 맡겼다.
전미라. 사진제공|SBS

전미라. 사진제공|SBS



● 전미라 : ‘가족’을 만들어준 인생의 반려자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전미라와의 결혼은 윤종신을 더 넓은 세계로 도전하게 했다. 윤종신과 전미라는 결혼하기 6년 전인 2000년, 테니스 강습생과 코치로 처음 만났다. 몇 년 뒤 가수와 스포츠잡지 기자로 재회하고 사랑을 키웠다. 결혼한 누구나 러브스토리가 있지만, 이들의 사연은 더 각별하다. 결혼 전 크론병과 싸우던 윤종신은 이를 조심스레 고백했다. 쉽게 치료될 병이 아닌 만큼 고민도 컸다. 전미라는 “함께 이겨내자”며 손을 잡았다. 아내의 지극정성 내조로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다. 부부는 아들과 두 딸도 두고 있다. 모두 초등학생. 부부가 주로 나누는 대화 소재는 역시 자녀 이야기다. “아내와 자식 교육은 얼마나 잘 내버려 두느냐의 싸움이라는 말을 자주 나눈다”는 윤종신은 “부모가 자식을 좌지우지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맡기자고 아내와 다짐한다”고 말했다.
가수 성시경.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가수 성시경.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성시경 : 작곡가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켜준 후배

성시경이 2006년 발표한 ‘넌 감동이었어’가 대박을 치면서부터 대중들은 윤종신을 ‘작곡가 윤종신’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다. 애초 자신이 부르려고 만들었다가 왠지 어울리지 않아 발표하지 않고 있다가, 마침 곡을 달라는 성시경의 요청에 흔쾌히 내줬다. 성시경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딱 맞는 곡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까지 윤종신이 사용하지 않던 멜로디를 서사적으로 풀어내며 대중의 오감을 자극했다. 윤종신이 ‘작곡가’로 데뷔한 것은 박정현 음반이 먼저다. 1998년 박정현의 데뷔곡 ‘나의 하루’를 그가 작사, 작곡했다. 박정현은 이 곡을 통해 뛰어난 보컬리스트로 존재감을 알렸다. 지금도 윤종신은 ‘남에게 준 곡 가운데 가장 아까웠던 곡’으로 두 곡과 성시경의 ‘거리에서’를 뽑는다. 사실 ‘거리에서’는 양파에게 곡을 줬다가 ‘거절’당해 다시 돌아온 곡으로 유명하다.
SM 이수만 회장.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SM 이수만 회장.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 이수만 : 미래를 함께 만들 파트너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과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이 그리는 ‘빅 픽처’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올해 초 SM 이수만 회장은 윤종신을 만나 매달 곡을 발표하는 플랫폼 ‘월간 윤종신’이 “기발하다”고 치켜세웠다. ‘월간 윤종신’은 2010년 시작한 프로젝트로 다른 가수들과 협업한 곡을 발표하는 형식이다. SM에서도 지난해 2월부터 매주 ‘SM스테이션’을 통해 음원을 발표한다. 두 포맷이 묘하게 닮았다. 그러던 중 올해 3월30일, SM이 미스틱의 최대주주가 됐다는 발표에 연예계가 술렁였다. 두 회사의 목표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아티스트,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그 시작으로 두 회사는 ‘눈덩이 프로젝트’를 내세우고 양 회사의 소속 가수들이 협업하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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