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부마 시리즈’ 운명 걸린 ‘대호봉쇄작전’

입력 2017-10-1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가 롯데 이대호(오른쪽) 봉쇄작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정규시즌 마산구장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던 이대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느냐가 3·4차전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대호 봉쇄작전.’ 롯데와 NC가 1승씩을 나눠가진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부마(釜馬)시리즈’의 운명이 걸린 키워드다.

11일부터 3·4차전이 열리는 마산구장은 홈부터 외야 펜스 거리가 좌·우 97m, 중앙 116m다. 부산 사직구장과 비교하면 좌·우는 2m 길고 중앙은 2m 짧다. 비슷한 크기의 야구장이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는 펜스 높이다. 사직 구장 펜스는 4.8m로 매우 높은 편이다. 반면 마산구장은 이보다 1m가 낮은 3.8m다. 장타자에게 더 유리한 구장이다.

이대호(롯데)는 올 시즌 마산구장에서 27타수 11안타 타율 0.407 2홈런 4타점으로 매우 강했다. NC는 1·2차전에서 이대호 봉쇄작전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두 경기에서 이대호는 8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타점도 없고 장타도 없다.

NC 코칭스태프는 준PO를 시작하기 전 투수들에게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대호에게 안타를 맞는 건 어쩔 수 없다. 맞을 건 맞아라. 지나치게 신중하게 승부할 필요는 없다.” 김경문 감독은 “사실 시즌 때 이대호에게 많이 맞았다. 신중하게 승부할수록 실투도 나온다. 투수들에게 안타를 허용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대호와 승부할 때 주자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안타를 맞더라도 실투로 홈런을 허용할 확률을 줄여 대량 실점을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일종의 역발상이다. 감독의 메시지로 투수와 포수는 안타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대호와 승부하고 있다. 이대호 타석 때 주자를 최소화하는 것도 당연한 대비지만 다양한 의미가 숨어있다. 이대호는 승부욕과 집중력이 강한 타자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이 0.341로 시즌 전체 타율 0.320보다 높다. 주자 2·3루에서는 0.444, 1·3루는 0.440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2·3루때 장타율은 0.778까지 치솟았다.

NC는 볼넷도 이대호를 봉쇄하는 훌륭한 옵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1차전 3회말 2사 롯데 3번 손아섭은 볼넷으로 출루한 후 4번 이대호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NC 배터리의 선택은 이대호의 볼넷 출루였다. 뛰어난 장타력을 보유한 타자지만 발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후속 타자의 타구로 이대호를 2루에서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선택이었다. 주자가 쌓이는 것은 위험하지만 이닝 종료 확률을 높이는 작전이다.

1·2차전에서 NC는 이대호를 봉쇄하며 대량실점과 빅이닝을 막았다. 마산 3·4차전 승부의 관건은 이제 이대호가 이 같은 봉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대호는 3차전 NC 선발 제프 맨쉽을 상대로 8타수 4안타 1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NC 불펜 투수들에게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4차전 등판이 가능한 이재학에게도 6타수 2안타 1홈런을 쳤다. 이대호의 파트너 3번 손아섭의 타격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NC투수들에게 홈런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준 사직의 높은 펜스는 마산에 없다. 상대의 강한 견제를 뚫고 이대호가 살아나느냐, 아니면 봉쇄작전이 이번에도 성공하느냐에 따라 시리즈 운명이 걸려있다.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