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아중 “쉴 땐 게으른 ‘집순이’ 대본만 보면 완전 딴사람”

입력 2017-10-1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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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아중이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3년 전 커진 “일 욕심”이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명불허전’으로 일정 부분 채워지면서, 다음 작품에 대한 의욕이 커지고 있다. 김아중은 “이제는 드라마는 말랑말랑한 작품으로, 영화는 장르물로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 | 킹엔터테인먼트

■ 의사 열연 호평 속 ‘명불허전’ 끝낸 김 아 중

서른부터 일 욕심…항상 새로운 연기 도전
결혼요? 불씨 지펴줄 사람 만나고 싶어요


올해 데뷔 14년차인 연기자 김아중(35)은 최근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1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명불허전’에 출연하며 ‘배우의 자격’에 대해 고민했다. 극중 의사 역을 맡아 ‘의사한테는 자격이 필요하지만, 환자는 아니니까’라는 대사를 읊은 게 그 계기가 됐다.

“배우의 의무는 대중이 감정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연기를 선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제가 대중의 감정을 제대로 동요시키고 있는지 다시 한번 의문을 가지게 됐다.”

이러한 생각은 “일 욕심”이 커지면서 더욱 부풀었고, 하루라도 빨리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구체화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김아중은 “2주일만 쉬어도 체력이 충전된다”며 웃는다.

“서른두 살부터 일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그 강도가 이전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지만, 겁이 나서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했다. 지금은 ‘좀 못하고, 욕을 먹으면 어때?’라는 대범함과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새로운 연기에 저를 던져 도전하는 실험을 하고 싶다.”

연기자 김아중. 사진제공|tvn


지난해 SBS ‘원티드’ 이후 1년 만에 출연한 ‘명불허전’이 그에겐 더 없이 좋은 작품이었다. 데뷔하고 처음으로 의사 캐릭터를 연기했고, 타임 슬립 소재도 처음 경험했다. 2009년 KBS 2TV ‘그저 바라보다가’ 이후 8년 만에 멜로 장르에 출연해 “나이를 먹었어도 예쁘다는 칭찬을 듣”는 등 그에겐 신선한 경험으로 가득했다.

김아중은 “작품을 선택할 때의 불변의 기준이 ‘재미’다. 사실 여배우는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와 장르를 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제 캐릭터보다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짜임새, 이전까지와 다른 새로움을 중점적으로 따진다”고 말했다.

‘나’보다는 ‘전체’를 보는 스타일이어서 일할 때는 본의 아니게 ‘악역’이 되기도 한다. 드라마의 경우 촌각을 다퉈 촬영하다보니 원활한 진행을 위해 직선적으로 의사를 표출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김아중은 “일할 때는 괜히 예민해진다. 경험해보니 군더더기 없는 진행은 촬영 순간은 물론 작품의 완성도까지 달라지게 한다”고 했다.

일터가 아닐 때에도 가끔씩 오해를 받곤 한다. 주변 사람에 잘 다가가지 못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등 혼자 “가슴앓이”하는 성격이어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의사가 전달되는 고충이 있다. 그는 “그때마다 ‘겉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 인색하지 말아야겠구나’라고 마음을 먹는데, 생각만큼 변하기가 쉽지 않다”며 미소를 짓는다.

매사 당당하고 똑 부러지는 김아중에겐 의외의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10년 이상의 경력이어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그렇게 긴장된다”고 한다.

“지금도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 적당한 긴장감은 좋다고 하는데 성격인지 ‘적당히’가 안 된다. 하하! 긴장을 털어내고 싶은데 말이다.”

긴장은 “집순이”답게 집에서 푼다. 지난해 이사해 인테리어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김아중은 “가구 배치 등이 잘 되어있지 않으면 대본과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도 대본 100권 이상을 읽었다는 그는 “재밌지 않은 글로 받은 ‘활자 스트레스’를 다른 책으로 푼다”고도 했다.

연기자 김아중. 사진제공|킹엔터테인먼트


책 보는 게 취미일 정도로 김아중의 하루는 작품을 끝내면 더욱 조용해진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만날 기회가 많지 많다. 그렇다고 외부 활동을 즐겨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혼자 해외여행 떠나는 정도다. 스스로 “일 외에 열심히 하는 게 없다”고 할 만큼 “게으르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제가 365일 운동하고 식단 짜서 지낼 것 같다고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작품 들어가기 딱 두 달 전부터 운동한다. 꾸미거나 관리하는 ‘뷰티’에도 관심이 없다. 연애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하하!”

그럴 때마다 김아중은 ‘자연인 김아중’과 ‘연기자 김아중’의 인생을 동시에 올려놓는다. 3년 전부터 연기에 대한 갈증을 조금씩 해소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해소한 것은 아니”란다. 결혼에 대해서도 지금은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다만 “결혼보다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 사람에 대해서는 “저에게 결혼이라는 불씨를 지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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