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옥 개인전 ‘물집’, “새로운 싹과 움틈에 대하여”

입력 2017-11-08 18: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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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 작가의 작품 ‘바람의 결’(176.5x97x17.5cm, 알루미늄 와이어).

“나의 작품은 한 가닥의 선으로부터 시작하여, 엮고 엮어서 망을 이룬다. 한 올 한 올 엮은 것은 얽히고설켜서 살아오면서 느꼈던 대립된 감정들(삶과 죽음, 있음과 없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 서로 관계를 맺고 부딪치며, 경계를 허문다.(이명옥 작가노트 중에서)”

이명옥 작가의 개인전이 11월 1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의 주제는 ‘물집(blister)’.

‘물집’, ‘puddle rhapsody’, ‘공기뿌리’, ‘생(生)’, ‘바람의 결’, ‘내 안의 부른 바람’ 등 8개의 작품이 설치와 부조, 입체작품으로 전시된다.

이명옥 작가는 겉으로는 고요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끊임없는 생각의 부침으로 쓸림에 부르터 생겨난 존재를 ‘물집’으로 표현했다.

‘puddle(웅덩이) rhapsody’는 다양한 인체 형상의 웅덩이를 표현한 설치 작품이다. 구름이 몰려간 곳에 비가 내리고, 비가 내린 곳에 웅덩이가 패는 순환이 이루어지면서 생기는 존재를 표현하고 있다.

길을 걷다보면 뒤틀린 보도블록에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고, 산길에서는 제멋대로 튀어나온 뿌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이명옥 작가는 ‘저 깊은 땅 속에서 들숨과 날숨의 반복으로 생겨나는 생명의 움틈’이라는 데에 착안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고정관념을 깨고 공기 중에서 숨을 쉬는 ‘공기뿌리’로 태어났다.

이명옥 작가의 작품 ‘바람의 결’(100x38x20cm(etc), 황동 와이어).


‘바람의 결’은 총 세 작품으로 전시된다. 작가는 “바람은 내 작품의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형상으로서의 물체는 아니지만 지각으로 인지되며, 선과 선 사이의 공간과 공간 사이를 넘나드는 자유로움. 그 의미를 ‘바람의 결’로 표현했다.

이명옥 작가는 전시를 앞두고 “자연의 미묘한 생명의 움직임들 속에서 인간 존재의 모습을 발견했고, 변화와 순환하는 모습이 인간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됐다”며 “자연과 일상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나를 찾고자 하는 것으로, 안으로 침잠하는 물음들을 드러내어 보듬고자 하는 내적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가 바라본 자연의 이미지들을 나를 대변하는 인체를 통해 표현함은 그 자체로 자연과 나와의 합일점으로서 서로의 존재에 대해 의미를 둔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명옥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와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으며, 2010년 ‘바람이 전하는 말(목인갤러리)’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성신조각화전, ART in DAE-GU 분지의 바람(2007), 정동문화 축제 야외조각전(2008), 조각그룹 딴지전 ‘주색잡기’(2008), 흙과 사람들전, 한중 여성조각가 초대전(2012), 헤이리 SLOW ART전(2013), 한국 여류조각가회 정기전(2015) 등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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