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오승훈 “‘상남자’ 박성웅? ‘세상 따뜻’한 남자”

입력 2017-11-09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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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연작 영화 ‘메소드’에서 배우 오승훈은 첫 주연이라는 사실이 믿기질 않을 만큼 놀라운 연기력을 뽐냈다. 82분간 대선배 박성웅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첫 주연작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을 터. 이번 작품에 임한 그의 각오는 어땠을까.

“독립작품도 했었고, 영화 현장이 처음은 아니었어요. 상업영화 경험은 한 번에서 두 번 정도였고요. 근데 영화관 스크린에서 제가 이렇게나 많이 나와도 되나 부담스러웠죠. 보는 내내 민망했어요.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게 참 창피했어요. 제 부족한 모습은 제가 제일 잘 알테니까요. 그래서 부담스럽기도 했고, 민망하기도 했죠. 한편으로는 솔직히 뿌듯하고 감격스러운 부분도 있었고요(웃음). 특히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순간이 잊을 수 없지 행복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생의 한 순간으로 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첫 주연 작품치고는 굉장히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관객들의 인상에 오랫동안 남을 작품인 이번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제가 선택할 입장은 아니었고, 선택 받았죠. 오디션 대본을 처음 받았는데, 그때도 치명적이었어요. 특히 영우의 화법이나 행동이 굉장히 일반적이지 않고 치명적이었죠. 영우만의 화법들이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너무 하고 싶었죠. 제가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그 열의가 좋으셨는지 감독님이 해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따라갔죠. 그런 게 좋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도 고민이 많았을 수밖에 없다. 상대배우 박성웅과 파격적인 키스신까지 더해져 강렬한 분위기를 풍기는 ‘메소드’라는 작품이라 더욱 그랬을 터.

“어려운 선택이었죠. 사실 오디션 대본에는 키스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감독님을 의심치 않았어요. ‘집으로 가는길’을 보고 언젠가는 만나 뵙고 싶었거든요. 제가 연기를 잘 하게 되는 날이 오면요. 근데 이렇게 빨리 만날지 몰랐어요. 감독님은 ‘메소드’가 퀴어 영화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키스신 하나 때문에 퀴어는 아닌 것 같았거든요. 그 신 하나 때문에 영화를 못할 것도 아니었고요.”

상대배우가 박성웅이라는 점 또한 이번 작품에 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했을 터.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오승훈이 느낀 선배 박성웅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처음엔 (박성웅 선배가) 부담스러웠죠. 박성웅 선배님 앞에서, 이 사람을 유혹하는 걸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저에게는 영원한 중구형님이었거든요. 처음에 많이 섬세하신 것 같았어요. 근데 지금 많이 알게 되면서, 따뜻한 분이시라는 걸 느꼈죠. 말은 상남자 같이 하실지 몰라도요(웃음). 촬영 이튿날 스태프들 이름도 다 외워 오셨더라고요. 촬영 내내 분위기 메이커로 아재개그도 하시고 그래서 점점 더 편해졌어요.



“저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박성웅의) 작품은 ‘신세계’였거든요. 근데 이번 ‘메소드’를 하면서 깜짝 놀랐어요. 따뜻한 감성이 있으신 분이고, 인간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그런 인간적인 역할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그러고 계시기도 하고요.”

짧은 촬영 기간 동안 배우들이 내내 붙어있다 보니, ‘메소드’는 여느 촬영 현장과 다른 느낌을 주었다. 짧고 굵다는 말이 딱 맞는 촬영 기간이었다. 이런 현장이 오승훈에게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이렇게 가족적인 현장은 없을 것 같아요. 박성웅 선배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메소드’는 사랑이라고요. 이런 현장이 없다고 하셨죠. 그래서 두렵기도 해요. 처음에 너무 좋은 현장을 만난 게 아닌가 싶어서요. 하지만 제가 열심히 해왔던 대로 제 것에 집중하고, 당당하게 하면 스태프들도 절 인정해주면서 현장이 편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메소드’가 오승훈에게는 시작이 되면서 동시에 앞으로 그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드라마와 영화까지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할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드라마를 현재 촬영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영화를 하고 싶고요. 파워를 가진 선배들과 치열하게 연기할 수 있는 그런 영화들이요. 그런 영화를 꼭 하고 싶어요. 선배님들이 인정하는 후배가 되고 싶죠. 특히 하고 싶은 선배요? 유준상 선배, 조승우 선배, 조진웅 선배, 이성민 선배 등등 너무 많아요(웃음).”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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