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 금속 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이 미니시리즈 소재로 다시 태어난다.
13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드라마 ‘직지’(가제)가 내년 가을 방송을 목표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SBS ‘다시 만난 세계’와 KBS ‘스파이’ 등을 제작한 제작사 아이엠티브이와 MBC ‘김수로’ EBS ‘명동백작’ 등을 집필한 김미숙 작가가 집필 계약을 맺고 준비하는 작품이다. 2005년 MBC에서 1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진 바 있으나 대규모 미니시리즈로 제작되는 것은 처음. 문화재를 소재로 내세웠지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직지를 둘러싼 주요 인물들의 로맨스와 판타지를 그리는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직지는 1455년 인쇄된 서양 최초의 금속 활자 인쇄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1377년 청주에서 인쇄된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이다.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19세기 말 초대 주한 프랑스 대리공사로 부임했던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가 수집한 뒤, 수집상 앙리 베베르를 거쳐 1950년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됐다. 현재까지도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김 작가는 직지와 인연이 깊다. 1995년 MBC 다큐멘터리 ‘직지’를 비롯해 ‘세계를 바꾼 금속활자, 그 원류를 찾아서’ ‘금속활자, 그 위대한 발명’ 등 20여년간 직지와 금속활자 관련 다큐멘터리를 10편 넘게 집필해 온 ‘직지’ 전문 작가다. 2008년에는 세종 집권기에 금속활자 제작을 주도했던 장영실과 세종의 우정을 그린 ‘소설 장영실’을 집필하기도 했다.
김 작가가 오랜 기간 구상해온 ‘직지’는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사문화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서 우수 콘텐츠로 선정됐다. 김 작가는 정부의 지원금으로 프랑스 파리, 독일 마인츠,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등 국내외 답사와 취재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집필에 돌입했다.
직지는 2018년 11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대(大)고려전’ 전시에 우리나라에 들어올 예정이다. 드라마 ‘직지’는 직지가 국내에 돌아오는 시점에 맞춰 방송할 계획. 사전제작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