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의 꼬리물기] 귀순병사와 영화 ‘공조’

입력 2017-11-27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공조’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탈북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귀순병사 이야기가 각종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북한 병사의 목숨을 살린 이국종 교수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다.

정치적 문제나 사회적 이슈와 논란은 잠시 차지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이야기도 전해졌다. 회복한 귀순병사는 25세이며, 배우 현빈처럼 생겼다는 이야기다. 몇몇 신문에서 귀순병사를 소개하며 현빈의 얼굴까지 가져다 쓴 걸 본 후, 귀순병사의 뉴스를 들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현빈의 얼굴이 떠오른다. 또 이국종 교수가 귀순병사의 심신 안정을 위해 들려준 노래가 소녀시대의 ‘지’였다고 한다.

현빈과 소녀시대를 생각하니 한 영화가 떠오른다. 현빈이 주연한 ‘공조’. 올해 1월 개봉해 78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다. 신기하게도 귀순병사가 닮았다는 현빈은 영화에서 특수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림철령 역을 맡고 고난도 액션연기를 소화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이나 1%의 체지방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근육질 몸매, 어색한 듯 하면서도 어색하지 않았던 북한 말투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 영화에는 소녀시대 윤아도 나온다. ‘남녀’ 윤아는 영화에서 ‘북남’ 현빈에게 애정공세를 퍼부으며 능청스럽게 코미디 연기를 소화했다. ‘공조’에는 지난달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도 나온다. 그동안 푸근한 옆집 아저씨 역을 주로 맡았던 김주혁은 영화에서 처음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역을 맡고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귀순병사가 현빈을 닮았고 소녀시대를 좋아한다는 소식에 영화 ‘공조’가 떠오르고, 고 김주혁까지 떠올리는 이 순간, 대중문화가 정치와 이념, 생활과 문화를 떠나 사람들의 생활에 얼마나 가깝고 친근하게 존재하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