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선수 잡은 11세 오준성, 탁구전설 아버지 뛰어넘는다

입력 2017-12-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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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종합선수권 사상 처음으로 초등학생 신분으로 대회 3회전에 진출한 오준성은 한국탁구의 대형 유망주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 종합선수권 사상 첫 3회전 진출 파란

세계선수권 10차례 수상했던 오상은의 아들
탁구협 “아버지 약점인 포핸드공격까지 훌륭”
한국 탁구계, 대형 유망주 등장에 기대만발


“아버지에게 조금 부족했던 부분을 아들이 채워가는 느낌이네요.”(대한탁구협회 박창익 전무) 한국탁구계가 대형 유망주의 등장으로 흥분하고 있다. 주인공은 부천 오정초 5학년 오준성(11)이다.

오준성은 국내 최고 권위의 탁구대회인 제71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 남자 단식에서 이변을 일으켰다. 25일 열린 대회 남자단식 3회전에서 실업팀 소속 박정우(KGC인삼공사)에게 세트스코어 0-3(3-11 5-11 8-11)으로 패해 4회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가 일으킨 초반돌풍은 이번 대회 최고의 관심거리였다. 대회 1회전에서 고교생 손석현(아산고 1년)을 3-2로 물리쳤고 2회전에서도 실업팀 소속 강지훈(한국수자원공사)을 세트스코어 3-1로 격파했다.

초·중·고·대학·일반 구분 없이 국내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초등생이 3회전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초등생이 실업팀 선수를 꺾은 것도 대회 역사상 최초다.

오준성은 탁구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탁구를 가까이했다. 아버지는 전 국가대표선수였던 오상은(40) 미래에셋대우 코치고, 어머니는 실업탁구에서 선수생활을 한 이진경(43) 씨다. 이미 탁구 DNA를 갖고 태어났다.

셰이크핸드 그립(라켓 양면을 쓰는 타법)의 국내 일인자였던 오 코치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올림픽에 4번 출전해 2012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2008베이징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10차례 수상한 한국탁구의 레전드다.

‘탁구 신동’으로 불리며 TV 방송에 소개되기도 한 오준성은 지난해 종합선수권에서 아버지와 한 팀을 이룬 남자복식에 출전해 화제가 됐다. 비록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부자지간 복식조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대한탁구협회 박창익 전무는 “오준성은 초등학교 학년별 대회에서 우승을 한 유망주다. 감각이 뛰어나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 강약조절을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버지 오상은은 백핸드 드라이브 공격이 일품이었다. 다만 백핸드에 비해 포핸드 공격이 약간 부족했는데, 오준성은 아버지의 약점을 커버라도 하듯 백과 포핸드의 밸런스를 맞췄다. 탁구협회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유망주”라고 칭찬했다.

박 전무는 부족한 세기를 보완해간다면 대형 선수로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탁구협회가 올해 마련한 유소년육성프로그램에 4명을 선발했는데, 거기에 오준성이 포함됐다. 유럽전지훈련은 물론이고 청소년대표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는데,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이번 종합선수권대회 돌풍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현길 전문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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