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없는’ 롯데 조원우 감독, “수비보다 공격이 걱정”

입력 2017-12-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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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강민호(32)가 롯데에서 빠져나가며 발생한 공백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롯데 조원우 감독의 셈법은 세간의 예상과 약간 달랐다. 조 감독은 수비보다 공격에서 발생할 마이너스 요소를 더 우려했다.

강민호는 2017시즌 130경기에서 130안타를 기록했다. 이 중 홈런 22개, 2루타도 22개였다. 강민호의 가치는 ‘방망이 실력이 있는’ 포수라는 데에서 나왔다. 엄밀히 말하면 ‘포수’보다는 ‘공격형’이라는 수식어에 무게가 실린 편이었다.

조 감독은 26일 “강민호가 빠지면서 롯데 하위타선의 위협감이 떨어질까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롯데의 라인업을 들여다볼 때, 유격수 문규현과 3루수 신본기(혹은 김동한)가 하위타순에 들어간다. 여기에 나종덕, 나원탁, 김사훈 등 포수 자리에 누가 들어가도 방망이는 확신을 주기가 어렵다. kt에서 트레이드 영입한 안중열은 팔꿈치 골절 후 재활이 더딘 편이다. 2018시즌을 제대로 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롯데 나종덕.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7~9번 타자가 ‘지나가는 타순’처럼 되어버리면 득점응집력이 저하된다. 상대 투수가 긴 이닝을 던지기 편해진다. 겉보기에는 프리에이전트(FA) 중에서 강민호가 나갔어도, 민병헌이 들어왔으니 큰 결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조 감독 구상에 민병헌은 상위 타선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타선 밸런스에서 편차가 극심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섞어놓자니, 자칫 연결의 맥이 끊어질 수 있다.

심리적인 측면도 무형적 부담이다. 같은 상황, 같은 사인이라도 내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투수가 받는 확신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곧 구위로 직결된다. 롯데 젊은 포수가 언젠간 넘어야 할 무형의 벽이다.

조 감독은 “포수는 편견 없이 경쟁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제로베이스에서의 출발이다. 군필인 김사훈, 군 입대 중인 김준태를 제외하면 나종덕, 나원탁 등은 군 미필이다. 경쟁에서 밀리는 포수는 군 입대 시점이 당겨질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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