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결과 다른 원인’ OK저축은행은 어디서부터 어긋났나

입력 2017-12-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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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스포츠동아DB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스포츠동아DB

겨우 8연패는 끊었다. 그러나 연승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OK저축은행의 현실이다. OK저축은행은 2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현대캐피탈전을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5승15패(승점17)가 됐다. 승점 추가에 실패해 6위 우리카드(승점22)와 승점 차가 5점이나 나는 최하위다.

어쩌다 OK저축은행이 이렇게 됐을까. 2017~2018시즌 전만 해도 트라이아웃에서 외국인선수 브람을 전체 1순위로 잡았다. 레프트 송명근도 부상을 털고 가세했다. 김요한까지 KB손해보험에서 트레이드 영입했다. 외국인선수 시몬만 빼면 2014~2015시즌과 2015~2016시즌 V리그 우승 전력이 다 갖춰졌다. 브람이라면 타 팀 외국인선수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초반 흐름을 타지 못하며 계획이 엉클어졌다. 반전을 노리기 위해 외국인선수 교체를 단행했는데 결과적으로 모험은 패착이 됐다. 브람에 비해 마르코는 여러 면에서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 리더십의 장점은 ‘스케일이 크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런 스타일은 필연적으로 디테일이 약한 면이 있다. 좋은 멤버들이 갖춰졌으니 김 감독이라면 품을 수가 있다는 ‘낙관’을 대체할 ‘플랜B’가 결여됐다. OK저축은행은 26일 송명근과 마르코 없이도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1로 이기고 연패를 끊었다. 백업멤버의 경쟁력이 나쁘지 않음을 생각하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지도자들 사이에 유명한 격언이 있다. ‘선수를 믿는 척은 하라. 그러나 선수를 정말로 믿지는 마라.’ 믿었던 선수들이 예상을 비켜간 순간, OK저축은행 팀 전체가 흔들렸다. 이상기류를 감지했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OK저축은행은 2016~2017시즌 일등에서 꼴찌로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그 아픔에서 무엇을 배웠느냐를 떠올리면 2017~2018시즌의 최하위가 더 아프다.

안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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