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덕-윤봉우 없이 버티는 한국전력 ‘플랜B’의 힘

입력 2018-01-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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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도드람 2017∼2018 V리그’ 2017년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고 3위로 올라섰다. 한국전력 선수들이 비디오판독 성공으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3-0 승리를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원래 ‘없는 살림’에서 해왔던 한국전력이 갑자기 ‘곳간이 빈’ 대한항공보다 위기 면역측면에서 더 강했다. 한국전력이 ‘도드람 2017~2018 V리그’에서 3위를 탈환한 결정적 힘이었다.

한국전력은 2017년의 마지막 날,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을 세트스코어 3-0(25-21 25-23 26-24)으로 잡았다. 승점 32(10승10패)가 된 한국전력은 대한항공(11승9패·승점 30), KB손해보험(10승10패·승점 28)을 앞섰다.

대한항공에 2017~2018시즌 3연패를 당하고 있던 한국전력에 의외의 곳에서 ‘행운’이 깃들었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와 센터 진성태의 결장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두 선수는 A형 독감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열이 동반했고, 감염 우려가 발생하자 격리가 불가피했다. 결국 훈련에 차질이 빚어졌고, 31일 한국전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세터 황승빈을 선발로 출장시켰다. 그러나 황승빈이 문제가 아니었다. ‘한선수가 없으니 해볼만하다’는 분위기를 한국전력에 심어준 것이 컸다.

한국전력 윤봉우-서재덕(오른쪽). 스포츠동아DB


한국전력도 허벅지 근육을 다친 센터 윤봉우가 장기결장 상태고, 무릎 수술 후 재활을 해왔던 레프트 서재덕의 컨디션도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 악재가 겹쳤음에도 한국전력은 버티는 힘을 보여줬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우리카드를 잡고 연승 기세를 타더니 대한항공까지 완파해 어느덧 4연승이다.

서재덕이 정상 가동되지 못해도 공격 3각 편대 중 외국인라이트 펠리페와 레프트 전광인은 건재하다. 특히 펠리페는 ‘체력에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는 예상을 깨고 있다. 대한항공전에서도 서브에이스 4개를 포함해 30득점(공격성공률 56.52%)을 올렸다.

대졸루키 세터 이호건, 서재덕을 대신하고 있는 공재학, 센터로서 윤봉우의 공백을 메워주는 안우재 등의 ‘대체인력’들의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승리가 쌓일수록 한국전력 선수들 사이에 무형의 자산인 자신감이 싹트고 있다. 부상전력이 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동하면 더욱 힘을 낼 수 있다. 한국전력이 V리그 판세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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