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어제를 잊은 전남, 선수단 개편으로 대반격 예고

입력 2018-0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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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유상철 감독. 사진제공|전남 드래곤즈

전남 드래곤즈의 2017시즌은 우울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생존에는 성공했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불편한 행보로 일관했다. 당초 목표로 삼은 6강 진입도 실패한 것은 물론, 챌린지(2부리그) 추락위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전남은 정규리그 38경기에서 고작 8승(11무19패) 밖에 챙기지 못했다. 최종순위는 10위로 11위 상주 상무와 승점(35점)이 같았다. 다 득점 우선 원칙으로 상주를 따돌려 피 말리는 챌린지 최종 2위 팀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는 면했으나 자존심을 잔뜩 구겨야 했다.

그러나 우승도, 아픔도 어제 내린 눈이다. 노상래 감독과 결별하고 유상철 감독 체제로 전환한 전남은 새로운 희망을 바라본다. 2018시즌에서는 똑같은 상황을 맞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를 위해 조용하지만 알찬 보강이 진행 중이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알짜배기들을 상당수 확보했다. 포항 스틸러스로부터 완델손을 임대 영입한데 이어 중국 슈퍼리그 옌볜FC에서 하태균을 데려왔다. 여기에 2009년 울산 현대에 입단, 인천 유나이티드~전남에 이어 지난해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로 향했던 FA(자유계약) 신분의 박준태를 장착했다.

전남 하태균. 사진제공|전남 드래곤즈


유 감독이 꾸준히 주문해온 ‘속도 축구’에 탄력이 더해졌다. 빠르고 경쾌한 리듬으로 흥미진진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3명 모두가 언제든지 한 방 터트릴 수 있는 남다른 득점 감각을 지니고 있다.

용병개편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중추 역할을 해온 미드필더 유고비치와 수비수 토미와 계속 함께할 계획이나 헝가리 공격수 페체신과는 이별했다.

여기에 핵심 미드필더 김영욱과 2020년까지 장기 계약연장에 합의했다. 계약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타 팀으로의 이적이 전망됐으나 유 감독의 철학은 분명했다. “오직 전남을 위한 선수가 필요했다. 현재 스쿼드에서는 (김)영욱이가 그럴 자격이 있다고 봤다. 성적과 전력 극대화도 중요하나 건강한 팀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

전남 김영욱.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큰 틀에서 전남의 선수단 개편은 사실상 종료됐다. 태국 방콕에서 10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질 1차 동계전지훈련, 2월 11일부터 15일까지 목포에서의 2차 훈련에서 혹독한 담금질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 감독은 방콕 훈련 중 계획된 연습경기 시리즈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다만 속내는 뚜렷하다. 최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기를 희망한다. 거듭 이기는 버릇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쓰라린 패배를 통해 보완할 부분을 대거 발견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팀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이다. “전지훈련 이후에는 시즌을 소화하느라 단점을 찾아도 이를 보완할 겨를이 없다”는 것이 유 감독의 이야기다.

전남 관계자는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출발은 다소 미흡하더라도 5~6월에는 2018러시아월드컵 휴식기가 있다. 전반기를 잘 버티면 후반기에 대대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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