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세터 MVP’ 이다영 없는 올스타전은 상상할 수 없다

입력 2018-01-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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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왼쪽)과 정민수가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올스타전’에서 남녀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이다영은 특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며 올스타전에 여러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의정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현대건설 세터 이다영(22)이 드디어 별을 쐈다. 이다영은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올스타전’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현장 기자단 투표 23표 중 20표의 몰표를 받았다. 이다영 외에 강소휘, 듀크(이상 GS칼텍스), 양효진(현대건설)이 1표를 받았을 뿐이었다.

이다영은 여자배구 올스타전의 아이콘이었다. 2014~2015올스타전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해서 세리머니 상을 받았다. 그리고 4번째 올스타전에서 수많은 별 중의 왕별이라 할 MVP에 올랐다.

V리그 올스타전이 2005년 시행된 이래로 역사상 남녀부 통틀어 세터가 올스타 MVP에 오른 것은 이다영이 처음이다. 속성상, 올스타전은 빼어난 ‘임팩트’를 줘야 수상 가능성이 올라간다. 공격수, 센터, 리베로에 비해 세터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다영의 ‘끼’는 그런 한계를 뛰어넘었다. 득점도 양 팀 통틀어 최다(5점)를 해냈다.

언젠가부터 올스타전은 이다영의 춤으로 분위기가 달궈진다. 이다영의 흥은 동료, 남자선수, 지도자를 가리지 않고 뿜어 나온다. 쌍둥이 언니 이재영(흥국생명)을 비롯해 황택의(KB손해보험), 정민수(우리카드), 신진식 감독(삼성화재), 이도희 감독(현대건설) 등이 파트너였다. 올스타전 남자부 MVP에 오른 우리카드 리베로 정민수는 “이다영과 황택의의 춤을 봤다. (황)택의가 너무 못 춰서 ‘나하고 추자’고 즉석에서 합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영은 “황택의와의 춤은 잘 추는 것이 아니라 웃기는 것이 포인트였다”라고 웃었다.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2017-2018 도드람 V리그 올스타전‘ K-스타와 V-스타의 경기가 열렸다. V-스타 황택의와 이다영이 ‘뉴페이스‘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의정부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이다영은 어느덧 자신의 무대가 되어버린 올스타전에 관해 “어떤 상을 노린 적은 없다. 행사의 의미에 맞게 하려다보니 준비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소신을 말했다. “그래도 세리머니 상보다는 MVP가 더 좋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다영의 딱 하나 아쉬움은 이재영과 연습한 댄스를 제대로 못한 것이다. “우리가 정한 음악이 있었다. 흥은 머리까지 차올랐는데 그 곡이 나오지 않았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올스타전 상금을 어떻게 쓸지’ 질문을 받자 이다영은 “나를 위해 투자하겠다”고 말하며 ‘까르르’ 웃었다. 2017~2018시즌이 이다영의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한편 남자부는 정민수(12표)가 우리카드 팀 동료 파다르(11표)를 1표 차로 제쳤다. 리베로의 올스타전 MVP 수상은 2013~2014년 올스타전의 여오현(현대캐피탈)에 이어 두 번째였다.

세리머니 상은 여자부 GS칼텍스 듀크(9표), 남자부 우리카드 파다르가 받았다. 듀크는 아프리카 전통 춤으로 이다영(8표)을 1표 차로 이겼다. 파다르(16표)는 관중에게 서브를 넘기는 기발한 연출로 올스타 득표 1위인 현대캐피탈 신영석(4표)을 앞섰다.

의정부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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