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 “라틀리프 이름 길어…‘라’ 어때요?”

입력 2018-0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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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을 취득한 남자농구 서울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가운데)가 25일 서울 강남구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한농구협회 방열 회장(오른쪽), 박한 부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라틀리프 합류로 전술변화 폭 넓어졌다
외곽포 위주 공격에 골밑전술 강화 초점
두경민 합류 당연…현재 KBL 최고선수
아들 허웅·허훈, 대표팀에 필요해서 뽑아


허재호에 승선하는 남자농구 대표팀의 명단이 확정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월 23일(홍콩)과 26일(뉴질랜드) 잠실에서 열리는 2019 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 나설 선수명단을 25일 발표했다.

대표팀을 이끄는 허재(53) 감독, 김상식(50) 코치는 22일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선수선발 의견을 나눈 끝에 12명을 결정했다. 이번 대표팀은 귀화한 라틀리프와 프로농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두경민(DB)의 합류 여부를 놓고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8 아이패스 KBL 유스 엘리트 캠프’에 캠프장으로 참석 중인 허재 감독을 25일 속초에서 만나 대표팀 구성과 관련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라틀리프의 귀화가 화제였다. 라틀리프의 합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높은데?

“일단 국내 프로농구에서의 활용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다. 현대모비스에서 3시즌, 삼성에서 3시즌을 뛰면서 국내선수들하고 많이 뛰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적응하리라고 생각한다. 오세근이 워낙 좋은 선수여서 라틀리프와 잘 맞춰가면서 할 것이다.”


-라틀리프의 합류로 포스트가 강화됐다. 이제 중국과 같이 신장이 좋은 팀과도 해볼만한 전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가.

“라틀리프가 왔다는 이유로 중국과 해볼만하다고 섣부르게 얘기할 수는 없다. 중국은 신장이 210cm가 넘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그들을 상대로 어느 정도 활약을 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단순히 전력상으로는 강해졌다고 말할 수 있겠다.”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지난해 아시아컵과 11월 A매치 때는 외곽위주의 모션오펜스가 효과를 봤다. 라틀리프 합류로 공격의 중심이 골밑으로 옮겨가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그렇게 바꿔가기에는 준비기간이 너무 짧다. 다만 라틀리프 공격 쪽의 패턴은 몇 가지 준비를 할 것이다. 라틀리프가 혼자 40분을 다 뛸 수는 없지 않나. 라틀리프가 안 뛸 때는 기존에 우리가 했던 패턴을 가져가면 되고 라틀리프가 뛸 때는 그에 맞는 패턴에 변화를 주면된다. 라틀리프가 처음 합류하기 때문에 기존의 국내선수들이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표팀이 가져갈 전술변화의 폭이 좀 넓어지는 것이다.”


-라틀리프의 호칭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라틀리프라고 하면 너무 길지 않나. ‘라’라고 부르면 되지 않을까(웃음). 한국 이름(라건아)을 부르던지… 어떤 호칭이 좋으냐고 물어보겠다.”


-아직 라틀리프에 대한 FIBA승인이 나지는 않았는데, 혹시 승인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그 경우의 수까지는 생각 안 했다. 승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

DB 두경민. 사진제공|KBL



-두경민의 합류도 관심거리였다. 최근 두경민의 활약을 어떻게 봤는가?

“혜성같이 나타났다고 표현해야 하나. 국제무대에서는 어느 정도 경기력을 보여줄지 모르지만 요즘 경기력 같아서는 리딩, 수비를 떠나서 슛 하나만 놓고 봐도 뽑아야 하는 것 아닌가. (경기력)향상위원회 쪽에서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지금 프로농구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번 명단에 이승현(상무)이 빠졌는데.

“발목 수술을 해서 뽑을 수가 없었다. 6월 A매치 때 합류가 된다고 하면 그 때 상황을 봐서 발탁을 고민해보겠다.”


-SK 최준용이 24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아직 A매치 때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 여러 가지로 선수들의 부상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24명의 예비명단에는 이대성(현대모비스)도 있다. 그래도 나야 24명의 예비명단 안에서 (최)준용과 비슷한 기량의 선수를 뽑을 수 있지만 소속팀은 전력에 큰 타격을 입지 않는가. 선수 한 명이 아프게 되면 팀 전체가 다 아프다.”


-이번 명단에도 아들 허웅(국군체육부대), 허훈(kt)이 포함되어 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아들이라고 뽑고 그런 것은 아니다. 대표팀을 선발하는 위원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팀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그 선수를 뽑는 것이다. 1∼2달 준비해서 대회에 출전하는 방식이라면 송교창(KCC), 양홍석(kt)과 같은 어린 선수들을 뽑아서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홈&어웨이 틀에서는 일주일 훈련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기존 명단의 틀에서 크게 바꿀 수가 없다.”



-양동근(현대모비스), 조성민(LG)은 예비명단에도 없는데?

“나이가 많다. 만약에 무조건 이겨야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나가야하는 상황이라면 진즉에 양동근, 조성민을 뽑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고 세대교체라는 방향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대표팀 후보군에서)제외 됐다.”


-이번에는 언제 소집을 하는가?

“프로농구 경기가 (2월)18일까지 있다. 19일에 소집할 예정인데, 18일에 경기를 뛴 선수들은 하루 정도는 더 쉬고 합류시키려고 한다. 숨 좀 돌려야 하지 않겠나.”

속초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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