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더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세계랭킹 58위)의 2018호주오픈 맹활약으로 전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테니스에도 당연히 ‘레전드’가 있다. 무려 20년이나 프로무대에서 세계 최정상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로저 페더러(37·2위·스위스)다. 26일 열리는 정현의 호주오픈 4강전 맞상대이기도 하다.
페더러는 전 세계 테니스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테니스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 등 기술적인 면에서 작은 약점도 찾아보기 힘들다. 경기 운영 역시 탁월한 능력을 자랑한다.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자신의 약점으로 꼽힐 수 있는 체력소모를 최소화시킨다. 테니스 선수로는 황혼기의 나이에 접어들었음에도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다.
완벽한 기량은 수집한 트로피 숫자로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된다. 페더러가 20년의 프로생활 동안 들어올린 메이저대회 트로피는 모두 19개다. 당연히 전·현직 프로선수들을 합쳐서 최다우승 기록이다. 현재 참가하고 있는 호주오픈에서는 총 5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이는 노박 조코비치(6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호주오픈 최다우승 타이기록을 노리고 있다.
로저 페더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순탄한 프로생활을 했던 것만은 아니다. 페더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차례 은퇴위기를 맞았는데, 2016년 무릎 부상은 그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포기는 없었다. 현역연장을 위해 무릎 연골 수술을 감행, 이후 무려 6개월의 재활을 견뎌냈다. 2017년 호주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화려한 부활을 알렸고, 지난해 윔블던까지 제패하며 다시 한번 최강자의 위엄을 세웠다.
페더러는 올해 호주오픈 8강전까지 단 한 세트도 상대에게 내주지 않았다. ‘무실세트’ 기록을 이어가며 준결승까지 올라 체력적인 이점을 많이 확보했다. 정현에게는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현은 이전 경기에서 수많은 강자들을 격파하며 준결승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16강전에서 대회 최다우승자인 조코비치를 꺾은 것이 자신감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전까지만 해도 정현의 4강 진출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페더러와의 승부 역시 마찬가지다.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만 스포츠에 100%란 없다. ‘황제의 아성’에 도전하는 ‘교수님의 패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