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안방 경쟁 심화,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입력 2018-03-08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최재훈-정범모-지성준-엄태용(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는 최근 5년간(2013~2017시즌) 확실한 주전 포수 없이 시즌을 치렀다. 신경현 전 배터리코치가 2012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이글스 안방마님 자리는 늘 무한경쟁체제였다. 조인성(두산 배터리코치)과 차일목(한화 육성군 코치), 최재훈(29)을 영입한 것도 포수진 안정화를 위한 조치였다. 2017시즌까지 내·외야수 출신을 제외하고 무려 12명의 포수가 마스크를 썼던 터라 확실히 중심을 잡아줄 안방마님이 필요한 현실이다.

한화 한용덕(52)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2017년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부터 포수들의 경쟁을 유도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던 최재훈과 정범모(31), 엄태용, 지성준(이상 24) 등 4명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함께한 것은 경쟁력을 인정받아서다. 한 감독은 “정규시즌을 시작하면 1군에 두 명의 포수를 둘 것이다”며 “최재훈이 중심을 잡고 정범모와 엄태용, 지성준이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훈은 2017시즌 102경기(706이닝)에서 마스크를 쓴 한화의 주전포수다. 시즌 중반 신성현(두산)과 맞트레이드로 이적하자마자 밤을 새가며 한화 투수들을 연구하는 등 성실한 자세로도 인정받았다. 이번 캠프에서도 꾸준히 마스크를 쓰며 포수진의 중심을 잡고 있다. 어깨가 강하고 공격력이 뛰어난 정범모와 블로킹에 일가견이 있는 엄태용, 미트에서 공을 빼는 속도가 빠른 지성준 등도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화의 안방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뎁스(Depth)의 확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화 구단의 비전 가운데 하나가 주전급 뎁스 강화다. 포수는 그라운드에서 8명의 야수를 마주보는 유일한 존재다. 이는 야구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설명한다. 단순히 공을 받고, 주자를 잡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경기 전체를 한눈에 바라보며 사인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홈이 아닌 2~3루를 향하는 중계플레이를 바라보며 적극적으로 콜을 하는 것도 한화의 포수 훈련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무주공산에 가까웠던 과거와 달리 한 명이 중심을 잡고, 이를 뒷받침할 적임자를 찾기 위해 경쟁하는 것 자체만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감독은 “시범경기까지는 (포수를) 최대 인원으로 운영할 것이다. 뎁스는 확실히 넓어졌다”고 흡족해했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