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까지! 두산 선발왕국 완성

입력 2018-04-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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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이용찬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프로야구 2018시즌을 앞두고 두산이 이용찬(29)을 선발로 기용키로 한 것은 여러 가지 전략적 판단이 담긴 결정이었다. 포수, 그리고 배터리코치 출신이 감독으로 인기가 높은 건 투수 파트에서도 전문성이 높기 때문이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좌완 함덕주와 이용찬을 두고 팀의 제5선발을 고민했다.

올해 성적 뿐 아니라 팀의 미래까지 생각하며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판단이었다. 김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함덕주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도전해 볼 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에는 불펜 투수로 더 경쟁력이 있다. 팀의 미래도 준비해야 하는 감독으로 당연히 고민되는 부분이다”며 “이용찬은 마무리로 던질 때 그림보다 선발로 던지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갈수록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함덕주 불펜 카드는 이현승 혼자 버티고 있는 필승조 왼손 라인업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강점도 있었다. 결국 김 감독은 이용찬 선발, 함덕주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성공의 관건은 2012년 10월 이후 선발 등판 기록이 없는 이용찬의 빠른 안착에 있었다. 선발과 불펜은 같은 투수지만 많은 것이 다르다. 육상 장거리 3000m 선수와 100m 스프린터처럼 전혀 다른 리듬으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다.

그러나 이용찬에게는 선발 투수로 시즌 10승을 올렸던 값진 경험, 그리고 데뷔 초부터 가장 강력한 무기인 낙차 큰 포크볼이 있었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3월 29일 잠실 롯데전에서 2003일 만에 선발 등판한 이용찬은 6이닝 2안타 2볼넷 4삼진 1실점으로 무려 2025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첫 선발 복귀전이 매우 성공적이어서 4일 잠실 LG전 두 번째 선발 로테이션 등판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았다. 6년 만에 선발 로테이션에 재진입해 회복력과 루틴에 문제점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용찬은 최고 147㎞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포크볼로 7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져 8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으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어 시즌 2승째를 올렸다. 단 한번의 연속안타 없이 LG타선을 막아낸 이용찬은 선발 투수로 확실한 안착을 보여줬다. 두산은 의문부호가 있었던 5선발 이용찬이 2연속경기 확실한 역할을 해내며 올 시즌 ‘선발왕국’으로 전력을 완성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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