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 이상의 가치’ 수원-울산, 운명의 3연전 첫 걸음

입력 2018-05-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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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서정원 감독-울산 김도훈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가 혹독한 ‘수요일 3연전’을 시작한다.

수원과 울산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1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올 시즌 첫 대결이다.

평상시라면 화려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라이벌의 충돌 정도로 포장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좀더 특별하다. 두 팀은 일주일 간격으로 장소를 이동하며 3번의 맞대결을 연속 소화해야 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티켓을 놓고 자웅을 겨뤄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문수경기장에서 9일 대회 16강 1차전을 치른 뒤 16일 다시 수원에서 16강 2차전을 펼친다.

K리그 소속 최소 한 팀의 8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지만 막상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혈투’를 펼쳐야 할 당사자들의 입장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낯선 환경과 지역으로의 장거리 해외 원정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은 좋지만 자칫 패하면 엄청난 후유증을 감수해야 한다. 선수단 분위기가 크게 추락할 수 있어 몹시 부담이 크다.

두 구단 관계자들은 “상대를 이기면 엄청난 상승효과를 누리는 반면, 패하면 올해 주어진 가장 큰 농사를 망쳐버렸다는 상실감에 휩싸일 수 있다. 같은 탈락이라도 해외 클럽에 지는 것과 천양지차”라고 입을 모은다.

리그와 달리 만회할 기회조차 없는 냉혹한 전쟁에 앞서 기선제압은 필수다. 지난해 기록은 울산이 조금 앞선다. 4차례 승부에서 2승1무1패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당장은 우열을 예측하기 어렵다. 수원은 최근까지 승승장구하다 지난 주말 ‘절대 1강’ 전북 현대 원정에서 0-2 완패를 당했다. 승점 20으로 2위에 올라있으나 전북과 격차가 7점까지 벌어져 다시금 전북의 독주를 지켜보게 됐다. 여기에 퇴장선수도 2명(바그닝요~장호익)이나 발생해 정상적인 진용을 구축하기 어렵게 됐다. 풀 전력으로도 버거운 상황에서 출혈이 너무 크다.

울산은 서서히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시즌 개막 직후 4연패의 늪에 빠졌으나 빠르게 제 위치로 향하고 있다. 4승2무4패(승점 14)로 7위. 그러나 역시 완벽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주포’ 이종호가 일찌감치 전열을 이탈한 가운데 4골을 터트리며 상승세를 주도하던 브라질 공격수 주니오가 무릎을 다쳤다.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 승부. 같고도 다른 처지의 수원과 울산에게는 어떤 운명이 찾아올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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