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G 14HR’ SK 최정, 홈런 이상의 가치를 발하다

입력 2018-05-01 2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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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1회초 2사에 SK 최정이 솔로홈런을 때리고 베이스러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 최정(31)은 KBO리그 2년 연속 홈런왕이다. 2016년 40홈런, 2017년 46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독특하게도 정작 스스로를 홈런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자기인식이 역설적으로 최정에게 더 많은 홈런을 이끌어내고 있다. 파워히터가 아니라 여기니 배트 중심에 맞추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더 치열하게 기울이기 때문이다.

최정은 5월의 첫날에도 홈런을 생산했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김대우를 상대로 1회초 선제 결승 좌월홈런(비거리 110m)을 터뜨렸다. 시즌 14호 홈런이다. 출장한 30경기에서 14홈런(전체 1위)을 뽑아냈으니 거의 두 경기에 한개 꼴이다. 타점과 득점에서도 최상위권이다.

그럼에도 최정은 자신의 야구에 만족하는 법이 없다. SK에서는 “최정이 타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말한다. 최정은 3할 타율에 관한 집념이 꽤 강하다. 홈런타자가 아니라고 자신을 규정했기에 타율도 올려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 기준이 3할인 것이다.

최정은 3월 타율을 0.222로 출발했다. 4월 타율을 0.279까지 끌어올렸다. 5월의 시작도 5타수 2안타로 끊었다. 1일까지 최정의 시즌 타율은 0.265(118타수 32안타)다. 32안타 중에서 14개가 홈런이고, 7개가 2루타라는데 최정의 무서움이 있다.

최정은 4월까지 원정(타율 0.222)에서 약한 면모를 띠었다. 좌투수(타율 0.448)에 비해 우투수(0.197)와 잠수함투수(0.222) 데이터도 썩 좋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전(12-3 승리)을 기점으로 이 마저도 끌어올릴 채비를 갖췄다.

최정의 4월 득점권타율은 0.290이었다. 28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9회 2사에서 역전타를 터뜨리기도 했다. 실력뿐 아니라 클럽하우스 리더로서의 위치도 자각하고 있다. 야구 실력 이상의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선수로 최정의 위상이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 그는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개인 두 번째로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대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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