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틈없는 신진세력 등장, 우울한 넥센의 위안거리

입력 2018-05-04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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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최대 강점은 육성이다. 2년째 함께하고 있는 외국인타자 마이클 초이스도 “다른 팀에서 자리를 잡은 넥센 출신 선수들을 보면, 우리 팀이 육성을 정말 잘한다는 뜻”이라고 치켜세운다. 유망주로 평가받는 젊은 피가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 자체만으로 이미 절반의 성공인데, 넥센의 영건들은 매 시즌 그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친다.

지금 넥센의 팀 사정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2016시즌부터 매년 우울한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새 얼굴은 등장한다. 2016시즌 1군에 데뷔한 박정음(29)과 2017시즌 신인왕 이정후(20)가 대표적이다.

2018시즌에는 주장 서건창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꾸준히 주전 2루수로 활약 중인 2년차 김혜성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3일까지 올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261(69타수 18안타), 1홈런, 9타점, 3도루를 기록 중이다. 3일 마산 NC전 4회 3점홈런으로 데뷔 첫 아치를 그렸다. 2루수로 166이닝(24경기)을 소화하며 단 하나의 실책만 저지른 안정적인 수비력도 강점이다.


2016시즌 주전 중견수를 맡아 104경기를 소화한 임병욱(23)은 올 시즌을 통해 넥센의 대체불가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34경기에서 타율 0.320(100타수 32안타), 2홈런, 9타점, 6도루의 맹활약이다. 중견수로 220이닝(32경기)을 뛰며 실책은 단 한 개도 없다. 박병호와 서건창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넥센 타선을 이끌다시피 하고 있다.


2012시즌 입단 후 지난해 14경기 출장이 전부였던 김규민(25)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1군에 첫 등록된 4월 28일부터 5연속경기 안타를 터트리는 등 타율 0.429(21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 기간에 세 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1일 마산 NC전에선 데뷔 첫 홈런까지 터트렸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에 외야와 1루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수비력까지 인정받고 있다.

신진세력의 등장과 기존 유망주의 고속성장은 강팀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적어도 선수 육성에 있어선 지름길을 통과하고 있는 넥센이다. 이정후와 임병욱을 비롯해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로 올라선 김하성, 마무리투수 조상우, 토종 에이스 최원태 등 주축 5명이 모두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선발된 것도 젊은 피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이제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하면, 구단의 도약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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