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 극복’ 양현종, 에이스의 본모습으로 2연승

입력 2018-05-08 2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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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양현종(30)에게 4월은 들인 노고에 비해 거둬들인 수확이 적은 한달이었다. 그는 4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1패 방어율 2.03의 성적을 거뒀다.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소화한 이닝을 곁들이면 얘기는 달라진다.

양현종은 4경기에서 무려 31이닝을 책임졌다. 4연속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와중에 두 번의 완투까지 해내며 선발투수로 제 몫을 다 했다. 문제는 ‘득점지원’이었다. 불운하게도 등판마다 팀 타선이 터지지 않아 두 번이나 승리를 놓쳤다.

KIA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늘 약점으로 꼽혀왔던 불펜이 올해도 출발이 좋지 않다. 양현종에게는 짊어져야 할 짐이 더 많아진 셈이다. 접전상황에서 믿고 맡길 후방 자원이 없다 보니 투구수 100개가 넘은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지난 4월 19일 LG전과 26일 한화전에서 나온 두 경기 연속 완투는 이러한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결국 후유증이 뒤따랐다. 5월 2일 롯데전에서 5이닝을 던지며 무려 5실점했다.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안타(11개)를 맞는 등 세부 지표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양현종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 화끈한 득점지원을 해준 타선의 도움을 받아 쑥스러운 승리를 챙겼다. 양현종이 5실점 이상을 기록하고도 승리투수가 된 것은 지난해 9월 8일 한화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양현종은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전에서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KIA 김기태 감독은 “오늘 등판 결과에 따라 일요일 등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따로 구상한 계획안은 있다”고 말했다. 8일까지만 해도 양현종에게 ‘관리’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에이스’의 숙명이었다.

상대 또한 만만치 않았다. 최근 타격감각이 오를 때로 오른 두산. 양현종은 2017 한국시리즈에서 1승1세이브를 거두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2경기 1승 1패 방어율 6.17로 9개 팀 중 가장 부진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특유의 흔들림 없는 자세로 악조건을 견뎌냈다. 최고 시속 149㎞의 직구를 힘차게 던지며 두산 타자들을 손쉽게 요리했다. 6.2이닝 동안 단 4안타만 내주며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KIA는 양현종의 호투를 발판삼아 리그 단독선두 두산을 10-0으로 대파했다. 팀 에이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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