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실종’ 삼성, 발로 찾은 자구책

입력 2018-05-10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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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1회초 무사 1루에서 2번 김상수 타석 때 1루주자 박해민이 2루도루를 시도 KIA 김선빈의 태그에 앞서 세이프 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홈런과 안타, 볼넷, 상대 실책, 도루까지. 야구에서 득점을 낼 방법은 13가지에 달한다. 삼성은 이 중 도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이다. 팀 사정상 짜낸 자구책이지만 삼성의 최근 득점력 증가에는 발야구가 숨어있다.

삼성은 김한수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해 팀 도루 98개로 1위에 올랐다. 삼성이 도루 1위에 오른 건 2014년(161도루) 이후 3년만이었다. 당시만 해도 KBO리그에는 ‘뛰는 야구’ 열풍이 남아있었다. 2014년에는 삼성을 포함한 7팀이 세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이후 도루는 가치를 잃어갔다. 지난해는 1위 삼성조차 100도루를 넘기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여전히 도루의 가치를 믿는다. 삼성은 8일까지 32도루로 이 부문 선두다.

삼성 타순에는 다린 러프와 강민호 정도를 제외하면 홈런을 때려낼 타자가 많지 않다. 넓지 않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삼성으로서는 불리한 요건이다. 김 감독도 동의했다. “홈구장을 봤을 때는 라인업에 거포를 여럿 채우는 게 능사다. 하지만 홈런 타자가 뚝딱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지금 선수 구성에서 가능한 득점 루트는 세밀한 야구다.”

김 감독은 도루 사인을 주저하지 않는다. 라인업에도 발 빠른 선수들이 즐비하다. 리그 도루 선두 박해민을 비롯해 김상수, 김헌곤, 강한울 등 주축 타자들은 언제든 상대 배터리를 괴롭힐 수 있다. 대주자 자원인 박찬도 역시 경기 후반 강력한 무기다.

김 감독은 “리그 전체에서 도루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는 해도, 누상에서 상대를 괴롭히는 선수는 여전히 소중하다”고 강변했다. ‘캡틴’ 김상수 역시 “우리는 홈런으로 점수 내는 팀이 아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적극적으로 뛰라고 주문하신다. 도루 실패에도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없는 살림을 마냥 탓할 수는 없는 노릇. 삼성은 자신들만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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