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성장통’ 겪은 강백호, 그렇게 한 뼘 성장했다

입력 2018-05-23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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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름 출생이잖아요? 걱정 안 해요.”

지난 4월 말 수원 KT위즈파크. 홈경기를 앞둔 강백호(19·KT)의 표정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개막 직후 보였던 파괴력은 자취를 감췄고, 선발 제외되는 경우가 잦았지만 여전히 여유가 가득했다. “답답하지 않나?”고 질문을 던지자 그는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아마추어 때부터 봄에는 못 했다. 오히려 개막 직후 결과가 좋아 의외였다. 난 여름 출생(1999년 7월 29일생)이다. 여름의 기운이 있으니 좋아질 것이다”는 농담 같은 보충 설명이 이어졌다.

KT 김진욱 감독이 입단 직후부터 숱하게 칭찬했던 ‘강한 멘탈’의 증명일까, 아마추어 때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나온 ‘자존감’일까. 궁금증이 커 가던 차에 강백호는 본인의 장담처럼 기온 상승에 맞춰 타격 그래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급 신인’ 강백호의 방망이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3월 7경기에서 타율 0.370, 4홈런, 10타점으로 펄펄 날던 그는 4월부터 ‘손맛’을 자주 보지 못했다. 4월부터 5월 19일까지 36경기 타율은 0.222에 그쳤다. 홈런은 1개뿐이었고, 타점도 11개에 그쳤다. 김진욱 감독은 “2군행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지만 대타 출장 빈도는 늘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강백호는 20일 수원 NC전에서 홈런 한 개 포함 데뷔 첫 5안타를 때려냈다. 4월 11일 마산 NC전 시즌 5호포 이후 108타석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기세를 끌어올린 그는 22일 광주 KIA전에서 2경기 연속 아치를 쏘아 올렸다.

수면 위 백조였다. 겉으로는 의연한 모습만 내비쳤던 강백호는 수면 아래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발을 찼다. 매일 같이 KT 채종범 타격코치와 1대1로 문제점을 찾았다. 채 코치가 그에게 ‘상체 위주로 스윙한다는 점’을 지적하자 스스로 변화를 모색했다. 밀어치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결과물이 나타나고 있다.

채종범 코치는 “어떤 타자라도 슬럼프는 온다. 강백호는 144경기 체제 프로야구가 처음이다. 슬럼프는 당연히 올 거라고 예상했고, 앞으로도 매년 이와 싸울 것이다. 첫 슬럼프를 겪었는데, 본인이 부진할 때 찾을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를 이번 기회에 발견한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강백호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덩치가 커질 선수다. 그 과정까지 몇 차례의 성장통이 더 찾아올 것이다. 그 첫 통증을 극복한 강백호는 이제 다음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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