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규민. 스포츠동아DB
이는 ‘신데렐라’ 김규민(25)의 활약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혜성처럼 등장해 5월 25경기에서 타율 0.376(101타수 38안타), 1홈런, 20타점, 출루율 0.439를 기록하며 장정석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 외야 전 포지션에 1루 수비도 병행하며 스스로 활용 가치를 높였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증한 팬들의 사인 공세를 받으면서도 “오히려 내가 더 감사한 일”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여 더 큰 박수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팬들의 걱정은 한 곳으로 쏠렸다. 이정후가 복귀하면 김규민이 다시 벤치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그의 입지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오히려 더욱 공고해졌다. 장 감독은 “(김규민은) 이정후와 짝을 이뤄 테이블세터로 배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오히려 김규민을 1번으로 내보낼까 고민했다”고 변함없는 그의 위상을 설명했다.
김규민의 책임감도 커졌다. 뒤꿈치에 통증을 느끼면서도 투혼을 발휘한다. 5월 29일 광주 KIA전 도중 교체된 뒤에도 “병원 검진을 안 받으려고 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준비한 자에게 찾아온 기회, 김규민은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주축 타자들이 복귀한 뒤에도 변함없는 입지가 그 증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