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12K’ 구위 회복한 니퍼트, 마침내 본궤도 오르나

입력 2018-06-03 21:0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선발투수 니퍼트가 7회말 1사 1, 2루에서 SK 정진기를 병살로 아웃 시킨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더스틴 니퍼트(37)는 KBO리그에서 큰 족적을 남긴 외국인투수다. 두산에서 뛴 7년간(2011~2017시즌) 94승을 따냈고, 2015시즌(6승)을 제외한 매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머쥐며 팀의 에이스 노릇을 했다.


그러나 KT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출발한 올 시즌에는 기복 있는 투구로 애간장을 태웠다. 구속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지만, 변화구의 움직임이 무뎠다. 볼 끝의 무브먼트도 전성기 때와는 차이가 있었다. 두산이 과감히 그를 포기하고 데려온 조쉬 린드블럼(7승2패·평균자책점 2.91)의 성적과 비교돼 마음고생도 심했다.


3일 인천 SK전은 니퍼트가 본궤도에 올라섰는지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였다. 직전 등판인 5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3승째를 따냈지만, 강타선을 자랑하는 SK와는 달랐다. SK전이 진짜 시험무대였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니퍼트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7이닝 동안 7안타(1홈런) 3볼넷 12삼진 2실점의 호투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고 4승(4패)째를 따냈다. 최고구속 154㎞의 직구(45개)는 구위와 무브먼트 모두 훌륭했다. 두산 시절 하이패스트볼로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슬라이더(23개)와 체인지업(19개), 커브(8개) 등의 변화구도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에 안성맞춤이었다. 12개의 삼진은 두산 소속이던 2016년 4월 20일 수원 KT전에서 기록한 종전 기록(11개)을 넘어선 새 역사다. 구위를 회복하며 본궤도에 오른 것은 물론 팀의 4연패 사슬까지 끊어내 기쁨은 두 배가 됐다.


니퍼트는 경기 후 “전반적인 느낌이 좋았다”면서도 “아직 정상궤도에 올라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존재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