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0 vs 0.399’ 양의지-안치홍, 초여름의 4할 전쟁

입력 2018-06-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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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KIA 안치홍(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프로야구 순위싸움의 분수령이라 할 수 있는 계절, 여름이 다가왔다. 10개 팀은 올 시즌 정규시즌을 이제 팀별로 각 100경기도 채 남겨놓지 않았다. 어느덧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아쉬운 희귀 기록 하나를 떠나보내야 한다. 바로 37년 KBO리그 역사에 단 한번 밖에 없었던 기록, ‘마의 4할 타율’이다. 한화 김태균이 2012년에 89경기까지 4할 타율을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최근 4할 타자는 초여름 안팎에서 사라지곤 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대호(롯데)가 33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아직까지도 4할을 유지하거나 혹은 그에 근접한 타자들이 존재한다.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와 KIA의 ‘대들보’ 안치홍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두산 양의지는 3일까지 타율 0.400(190타수 76안타)을 정확하게 마크 중이다. 광주 KIA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전까지 쌓아 놓은 타율이 워낙 높았다. 2일까지 기록한 타율이 0.411이어서 가까스로 마지노선을 지켰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4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다.


안치홍은 새로운 대항마 격이다. 5월을 3할 중반대 타율로 시작했는데 조금씩 타율을 끌어 올리더니 기어코 후반대에 진입했다. 이후 4할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것은 3일 두산전이다. 무려 6타수 4안타 2타점이라는 기록으로 타율 0.399(178타수 71안타)를 찍었다.


첫 타석은 범타로 시작했으나 두 번째 타석부터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하더니,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같은 코스로 다시 2루타를 날렸다. 6회에도 안타를 때려 3안타를 기록한 안치홍은 연장에 또다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10회에 이닝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4안타 활약, 타율이 0.399까지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KIA는 4할에 근접한 안치홍의 맹활약과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때린 황윤호의 활약까지 더해 두산에 최종 12-11의 승리를 거뒀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난전 속에 거둔 소중한 승리였다. 팀 승리를 등에 업은 안치홍은 1리 차이로 4할인 양의지의 타율에 바짝 다가섰다.


양의지와 안치홍은 둘 모두 단 한번도 타격왕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이 둘은 6월 들어 날이 뜨거워지면서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한 수위타자 경쟁을 하고 있다. 한동안 양의지의 독주 체제였다면, 안치홍이 이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그래서 더 흥미로운 6월의 타격왕 전쟁이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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