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레오강 자체미팅’ 신태용호, 분위기 재정비

입력 2018-06-0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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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5일(한국시간) 끝난 축구국가대표팀의 첫 훈련. 철저히 회복에 초점을 둔 풀 트레이닝이 끝나자마자 선수들은 그라운드 한가운데에 둥글게 모여 섰다.

바로 조금 전까지 떠들썩하고 웃음 가득했던 훈련장에 갑자기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표팀 지원 스태프가 주섬주섬 훈련 장비를 챙기고 정리하는 소리 외에는 어디서도 잡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모두 자리를 비켜줬다. 터치라인 밖에서 조용히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려줄 뿐이었다. 금세 마무리될 것만 같았던 이들의 자체미팅 시간은 무려 15분에 달했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시작으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베테랑들이 차례차례 한마디씩 거들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었다. 월드컵의 중압감은 상상 이상이다. 4년 주기의 지구촌 스포츠 축제를 기다리는 마음은 편치 않다. 한국축구는 월드컵 단골손님이지만 매 대회 도전자의 입장에 선다. 100% 전력을 쏟아 붓더라도 항상 부족한 것이 월드컵이다. 설렘과 자신감만 갖고선 성과를 얻기 어렵다.

특히 기성용과 구자철은 4년 전 브라질대회에서 참담함을 경험했다. 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 직후 기성용과 손흥민(토트넘) 등 대표팀 주축들은 “달라져야 한다. 이대로라면 브라질월드컵보다 더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고 잔뜩 들뜬 동료들을 향해 뼈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현장에 있던 대표팀 고위 관계자는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면서도 “정확히 선수들끼리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간절함을 확인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자는 내용이었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레오강(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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