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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이 KBO리그 입단 후 주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구단이 계속된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에 주장 역할을 하게 돼 부담이 작지 않다. ‘어려운 상황에서 주장이 됐다’는 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나 김민성은 의외로 덤덤했다. 소신이 뚜렷한 그의 성격이 말 마디마디에 드러났다. 이미 선수단 미팅에서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은 신경 쓰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터였다.
롯데 시절 조성환(현 두산 코치)과 이적 후 이택근, 서건창 등 ‘캡틴’의 이미지가 강했던 선수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이제는 그 노하우를 활용해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 김민성은 “임시 주장과 진짜 주장의 무게감에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완장을 찬 것이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지금 안 좋은 일들이 많지만,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잘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확실히 구분지었다”며 “이럴 때일수록 야구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성에게 ‘주장이란 무엇인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답을 이어갔다.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렸다. “선수단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게 캡틴의 역할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정식 주장을 맡았지만, 그의 ‘캡틴론’은 뚜렷했다. 선수들이 최악의 상황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김민성의 리더십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