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곳 보며 달린다” 넥센 김민성의 캡틴론

입력 2018-06-06 0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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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넥센은 5월 2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주장을 교체했다. 2016시즌부터 팀을 이끈 서건창이 정강이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는 바람에 ‘선수단 리더’의 공백이 컸던 탓이다. 미팅을 통해 임시 주장 역할을 하던 김민성이 완장을 넘겨받기로 했다. 팀 내에선 고참 축에 속하는데다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탁월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다. 서건창이 부상 부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도록 배려한 측면도 있다.

김민성이 KBO리그 입단 후 주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구단이 계속된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에 주장 역할을 하게 돼 부담이 작지 않다. ‘어려운 상황에서 주장이 됐다’는 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나 김민성은 의외로 덤덤했다. 소신이 뚜렷한 그의 성격이 말 마디마디에 드러났다. 이미 선수단 미팅에서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은 신경 쓰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터였다.

롯데 시절 조성환(현 두산 코치)과 이적 후 이택근, 서건창 등 ‘캡틴’의 이미지가 강했던 선수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이제는 그 노하우를 활용해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 김민성은 “임시 주장과 진짜 주장의 무게감에는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완장을 찬 것이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지금 안 좋은 일들이 많지만,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잘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확실히 구분지었다”며 “이럴 때일수록 야구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성에게 ‘주장이란 무엇인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답을 이어갔다.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렸다. “선수단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게 캡틴의 역할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정식 주장을 맡았지만, 그의 ‘캡틴론’은 뚜렷했다. 선수들이 최악의 상황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김민성의 리더십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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