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승 없어도 괜찮다는 ‘1인자’ 이정은6

입력 2018-06-08 1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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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건설 이정은. 사진제공|KLPGA

“대회는 아직 많이 남았잖아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신데렐라’ 이정은6(22·대방건설)의 독주 지속 여부였다. 지난해 4승을 몰아치고 6관왕에 오른 이정은이 과연 올해에도 여왕 자리를 지키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전체 레이스 1/3 지점을 넘어선 현재. 이정은은 아직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 좀처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이정은은 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엘리시안 컨트리클럽(파72·6604야드)에서 개막한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직전까지 출전한 5개 대회 가운데 4개 대회에서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NH투자증권 챔피언십 기권이 유일한 흠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공동 17위로 선전한 뒤 곧바로 제주도로 향해 에쓰오일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이정은은 “시차적응이 빨리 됐다. 피곤하지는 않다”고 웃었지만 얼굴에는 여독이 조금 남아있는 보였다.


이정은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고 상위권에 포진했다. 후반 13~16번 홀에서 연속으로 낚은 버디가 주효했다. 이정은은 “만족하는 스코어를 작성했다. 13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흐름을 탔다. 샷 감각과 퍼팅 감각을 잘 끌어올리면 남은 라운드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아직 잔상이 가득한 US오픈 경험담을 묻자 아쉬운 표정이 묻어나왔다. 대회 첫 날 단독선두에 오르기도 했던 이정은은 “사실 샷 감각이 좋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둘째 날부터 조급해지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김지현(27·한화큐셀)과 치열한 연장접전을 벌인 끝에 고배를 마셨던 이정은은 설욕의 의지를 내비쳤다. 동시에 이번 대회를 필두로 다시 국내 무대 정상에 오르겠다는 속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이정은은 “지난해 준우승은 너무 아쉽다. 연장은 내 흐름이었는데 아깝게 패했다. 만약 이번 대회에도 연장을 간다면 꼭 이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나 스스로는 지금까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승이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아직 대회는 많이 남아있다”고 밝게 웃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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