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 단장, “정말 문제 있다면 야단쳤을 것”…활기 되찾은 신태용호

입력 2018-06-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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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정우영(오른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나도 선배잖아요. 정말 상황이 나빴다면 막 야단을 쳤겠죠.”


2018러시아월드컵에 도전할 축구국가대표팀 단장 자격으로 태극전사들을 인솔하는 대한축구협회 최영일 부회장은 환한 웃음과 함께 손사래를 쳤다.


3일 출국길에 오른 대표팀은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사전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팀 전술과 세부전략(세트피스 등)~파워 프로그램(2회)~회복~실전(A매치 2회)이 고루 가미된 훈련은 생각보다 강도가 세다.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많이 지쳐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루머가 터져 대표팀 구성원들을 당혹케 했다. 7일 인스부르크 티볼리 슈타디온에서 열린 볼리비아 평가전이 끝난 뒤 손흥민(토트넘)과 정우영(빗셀 고베)이 마치 말다툼을 벌이는 듯한 장면이 담긴 TV중계 부분 영상이 퍼져나가며 ‘팀 내분설’이 불거진 것이다.


근거도 확인도 없이 번진 영상이 번지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각종 축구 게시판에는 온갖 조롱과 조소가 난무했다. 월드컵에서 3전 전패를 당할 것이라는 저주부터 가뜩이나 따가운 시선에 시달려온 대표팀으로서는 몹시도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대표팀은 현지 취재진이 질의를 하기도 전에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서로가 플레이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을 뿐이다. 크게 말다툼을 한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해 분위기가 흐려진 것도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화목하게 훈련하는 축구대표팀의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다행히 경기 다음날인 8일 회복훈련과 월드컵 출전 단체사진 촬영을 위해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에 모습을 드러낸 태극전사들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서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고 웃음꽃을 피우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서먹서먹한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최 단장은 “정말 아무 문제가 없다. 나도 축구를 한 선배로서 월드컵처럼 대단한 무대를 앞두고 선수단에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면 아주 따끔히 혼을 냈을 것”이라고 했다. 협회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역시 “경기 도중과 전후로 의견을 나누는 일은 축구에서 아주 흔하다. 계획대로 월드컵 준비가 이뤄지고 있으니 이런 일로 걱정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저녁식사를 하다말고 뒤늦게 소식을 접한 태극전사들은 동영상을 돌려보며 오히려 한바탕 크게 웃었다는 후문이다. 풀어야 할 오해조차 없었다. 이날 훈련장에선 손흥민과 정우영이 서로 볼을 주고받으며 몸을 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너희들이 서로 손을 잡고 뛰어야 하지 않겠냐”는 장난 섞인 제안을 한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즉각 이행해 좌중을 웃겼다.


정우영은 “(손)흥민이와 말다툼도 없었고, 해명할 것도 없지만 (언쟁이) 발생하더라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고, 손흥민 역시 “하루아침에 팀을 분열시킨 나쁜 선수가 됐다”고 농담하면서 “선수들끼리 관계도 좋고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런 해프닝도 월드컵과 대표팀을 향한 관심이다. 더욱 잘해야 한다는 결의에 차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표팀은 5일 1차 체력훈련에 이어 9일 2차 파워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을 갖고 오스트리아 캠프를 마무리한다. 월드컵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12일 출국 예정이다.


레오강(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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