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경수. 스포츠동아DB
박경수는 KT 이적 둘째해인 2016년부터 가슴에 ‘캡틴’을 새겼다. ‘외유내강’ 박경수의 차분한 리더십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KT에 제격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해 김진욱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자 주장을 자청했고, 올해도 김 감독의 부탁을 받아 역시 완장을 찼다. 박경수는 올 시즌 종료 후 생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지만 이에 선뜻 응했다.
아직까지는 개인과 팀 사이에서 조율이 쉽지 않다. 등 사구 후유증에도 마땅한 백업 자원이 없는 팀 사정상 경기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이쯤 되면 주장직을 동료에게 양보할 법도 하다. 타 팀에서는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주장을 교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박경수는 이러한 이야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경수는 10일 수원 넥센전에 앞서 “주장을 내려놓는다고 분위기가 바뀔까?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다. 중간에 그만둘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주장 자리를 맡지 않았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라도 그렇게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박경수는 황재균(31)을 발견하자 “내년에는 (황)재균이가 주장을 맡을 것이다. 옆에서 잘 돕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재균은 손사래를 치며 “나는 (박)경수 형처럼 할 자신이 없다. 경수 형은 종신 주장감”이라고 감탄했다. 책임감 넘치는 박경수가 개인기록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아야할 이유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