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경수가 ‘종신주장’으로 불리는 이유

입력 2018-06-10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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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경수. 스포츠동아DB

KT 박경수. 스포츠동아DB

최근 10경기 타율 0.207. KT 박경수(34)가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올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지만 팀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개인 기록에 신경 쓸 경황도 없다. 선수단과 팬들이 박경수를 ‘KT 종신주장’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박경수는 KT 이적 둘째해인 2016년부터 가슴에 ‘캡틴’을 새겼다. ‘외유내강’ 박경수의 차분한 리더십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KT에 제격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해 김진욱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자 주장을 자청했고, 올해도 김 감독의 부탁을 받아 역시 완장을 찼다. 박경수는 올 시즌 종료 후 생애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지만 이에 선뜻 응했다.


아직까지는 개인과 팀 사이에서 조율이 쉽지 않다. 등 사구 후유증에도 마땅한 백업 자원이 없는 팀 사정상 경기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이쯤 되면 주장직을 동료에게 양보할 법도 하다. 타 팀에서는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주장을 교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박경수는 이러한 이야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경수는 10일 수원 넥센전에 앞서 “주장을 내려놓는다고 분위기가 바뀔까?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다. 중간에 그만둘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주장 자리를 맡지 않았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라도 그렇게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박경수는 황재균(31)을 발견하자 “내년에는 (황)재균이가 주장을 맡을 것이다. 옆에서 잘 돕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재균은 손사래를 치며 “나는 (박)경수 형처럼 할 자신이 없다. 경수 형은 종신 주장감”이라고 감탄했다. 책임감 넘치는 박경수가 개인기록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아야할 이유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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