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사전훈련캠프에 한창인 대표팀의 현재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측면 조합이다. 상대가 투톱으로 나설 것을 겨냥해 스리백을 기반으로 3-4-3 혹은 3-5-2 포메이션을 구축하는 것도, 포백 수비라인을 중심으로 한 4-4-2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 모두 쉽지 않다. 어딘가 조금씩 부족함이 보이는 탓이다.
측면 강화는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우리가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겨룰 스웨덴의 공격이 주로 측면에서 이뤄지기에 최대한 조직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대표팀은 지난달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하기 전부터 유독 측면 자원들의 이탈이 많았다. 권창훈(24·디종)~염기훈(35·수원 삼성)~이근호(33·강원FC)~김진수(26·전북 현대) 등이 불의의 부상으로 합류할 수 없었다.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와 문선민(26·인천 유나이티드)이 최종엔트리(23명)에 승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력들의 아픔이 있었다.
대표팀 신태용(48) 감독은 그 중에서도 왼쪽 측면이 고민스럽다. 오른쪽 사이드는 전북 라인업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다. 가령, 4-4-2를 구성했을 때의 이용(32)~이재성(26)은 아주 든든한 조합이다. 또한 이용은 3-5-2에서도 오른쪽 날개를 종종 경험해 무리 없이 역할을 맡을 수 있고, 이재성은 공격형 미드필더 옵션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왼쪽은 그렇지 않다. 특히 풀백 걱정이 크다. 김진수가 빠지자 김민우(28·상주 상무)가 소속 팀 동갑내기 동료 홍철과 경쟁하게 됐다.
대표팀은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에서 김민우와 김진수를 각각 윙어, 풀백으로 배치해 상당한 재미를 봤다. 경쟁이 아닌, 공존의 해법을 찾아낸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이 임박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축구대표팀 박주호.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결국 신 감독은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슈타디온에서 열린 볼리비아 평가전에서 박주호(31·울산 현대)에게 왼쪽 풀백을 맡겼다. 오랜 유럽 생활을 마치고 올 초 울산에 안착한 그는 소속 팀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북아일랜드~폴란드로 이어진 3월 유럽 원정 시리즈에서도 미드필더(MF) 자원으로 선택됐으나 다시 풀백을 책임지게 됐다. 박주호는 “윙백보다는 풀백이 편한 것이 사실”이라는 속내를 밝혔으나 김민우와 홍철의 역할이 굉장히 모호해진 것이 사실이다.
경쟁과 공존을 지속한 김진수가 빠진 상황에서 최근 윙어로 나선 김민우는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하지 못했다. 여기에 홍철은 5일 레오강 슈타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진행된 체력훈련 이후 허리 통증을 호소해 아직 완전한 몸이 아니다.
쉼 없이 돌아가는 월드컵 시계. 임박한 결전의 순간에 내려질 신태용호의 선택에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레오강(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