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잠실홈 50홈런타자 도전

입력 2018-06-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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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10일까지 팀이 치른 62경기 중 61게임에 나서 21개의 홈런을 때렸다. 경기 당 평균 0.34개의 홈런. 나머지 경기수를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28개의 홈런을 더 쏘아 올려 최종 49홈런을 칠 수 있는 속도다.


두산 거포 김재환(30)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구장과 비교해도 손꼽히는 대형 야구장인 잠실을 홈으로 쓰는 타자로서 의미 있는 새 홈런 기록을 노리고 있다. KBO리그 역사상 잠실을 홈으로 쓴 타자 중 40개 이상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1998년 OB 타이론 우즈가 유일하다. 우즈는 그 해 126경기에서 42개의 홈런을 때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김재환은 올 해 61경기에서 21개의 홈런을 쳤다. 우즈보다도 빠른 홈런 페이스다. 잠실은 홈부터 펜스까지 좌·우가 100m, 중앙이 125m인 초대형 구장이다. 좌·우중간이 매우 깊어 타 구장에서 여유롭게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이 잠실에서는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된다.


10일까지 올 시즌 잠실구장에서 열린 총 67경기에서 94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1.4개다. 반면 SK의 홈구장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31게임에서 92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 당 무려 2.97개로 잠실보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매우 크다. 그만큼 잠실에서 홈런을 생산하기가 어렵다는 객관적인 지표다.


김재환은 올 시즌 잠실 30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쳤다. 시즌 초 타격 흐름이 나빴지만 두산과 LG 타자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타격감이 회복되기 시작한 5월 홈런 숫자가 4개뿐일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6월 들어 완벽히 자신의 스윙과 발사 각도를 되찾았고 잠실에서도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잠실은 국내 뿐 아니라 외국인타자에게도 좀처럼 30홈런도 잘 허락하지 않는 높은 벽이다. 그러나 김재환은 2016년 37개, 지난해 35개를 기록했다. 37홈런은 우즈에 이어 잠실을 홈으로 쓴 타자 중 두 번째로 많은 홈런 숫자다. 김재환의 성공은 잠실 라이벌 LG의 전략에도 영향을 줬다. 중장거리 타자 육성에 치중했던 LG는 두산 김재환의 홈런 생산능력을 보며 홈런이 전력 구성과 공격 옵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다.


김재환은 최근 7연속경기 홈런을 기록하는 등 대단한 기세로 홈런을 터트리며 홈런왕 경쟁에도 뛰어 들었다. 홈런왕에 오를 경우 1995년 OB 김상호(25개), 1998년 OB 우즈(42개)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잠실 홈런왕이 된다.


김재환은 “개인 기록에 욕심은 없다. 팀 승리에 꼭 필요한 순간 많은 점수를 올리는 것이 내 역할이다”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재탈환에 더 집중하고 있다. 팀에 헌신적인 모습, 4번 타자지만 팀에서 가장 열심히 훈련하는 타자로 인정받으며 스스로 슬럼프에서 탈출 한 것도 더 큰 기록 달성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김재환은 10일 잠실 NC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지만 9회말 역전의 발판이 된 결정적인 2루타를 때렸다. 두산은 오재원이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리며 6-3 승리를 거두고 주말 3연전을 비롯해 최근 5연승을 내달렸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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