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조 주장열전①] 한국축구 운명 짊어진 ‘캡틴’ 기성용

입력 2018-06-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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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기성용.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02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세계무대로 도약한 한국축구의 숨은 힘 가운데 하나는 주장의 리더십이었다. 친화력과 통솔력을 동시에 갖춘 주장들의 계보는 곧 한국축구의 역사이기도 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신태용(48) 감독을 보좌할 주장은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다. 홍명보(2002한일)~이운재(2006독일)~박지성(2010남아공)~구자철(2014브라질월드컵)의 뒤를 이어 중책을 짊어진 기성용은 본인으로서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번 월드컵 무대를 기필코 성공으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기성용과 주장 완장의 첫 만남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10월 10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처음으로 노란 완장을 찼다. 이후 주장은 기성용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20대 초반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몇 차례 논란에 오르기도 했던 기성용은 중책을 맡은 뒤 점차 성숙해지며 태극전사들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물론 유럽 무대가 인정한 타고난 경기운영 능력이 밑바탕이 됐다.


기성용은 평소 모나지 않은 성격이지만 필요할 때는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동료들이 안일한 경기를 펼칠 때면 정신력을 꼬집으면서 일갈하기도 했다. 지난 4년간 한국축구가 부침을 견뎌낸 힘도 여기에 있었다.


월드컵 출정식이었던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통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한 기성용은 이제 태극전사 선봉장으로 생애 세 번째 월드컵에 나선다. 본인의 축구인생은 물론 한국축구의 운명도 기성용이라는 이름 석 자에 달려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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