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천사군단의 심장, 이세은

입력 2018-06-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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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현대제철의 프렌차이즈스타 이세은. 사진제공|윤지영 대학생명예기자

인천현대제철은 WK리그의 바이에른 뮌헨, PSG와 같은 존재다. 모기업의 탄탄한 지원과 최인철 감독의 지도력, 뛰어난 선수들의 3박자가 고루 갖춰지면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통합 5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선수단 면면도 화려하다. A매치 최다출장 기록 보유자 김정미를 비롯해 김도연, 임선주, 심서연, 장슬기, 이영주, 이소담, 정설빈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 팀에서 무려 10년을 버틴 선수가 있다. 2009년 WK리그 출범과 함께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해 줄곧 팀의 주축으로 뛰었고, 2015년부터 3년간 주장으로서 팀의 통합 5연패를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로 개인통산 200경기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바로 리그 최고의 중원 사령관 이세은이다.


2017년 9월 4일, 그는 국가대표팀 주장 조소현, 현역 최고령 선수 김정미, 여자축구 최초 센추리 클럽 가입자 권하늘보다 먼저 200경기 고지를 밟았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계산을 잘못해서 팬들의 축하를 받은 뒤에야 비로소 이를 알았다고 했다.


“기쁘고 감사했어요. 최초가 된다는 건 정말 의미 있는 일이잖아요.” 이세은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한편으로는 반성도 많이 했어요. 200경기나 뛰었는데 왜 아직도 경기장에 들어서면 긴장을 하는지. 왜 좀 더 여유롭게 플레이할 수 없는지.”


개막을 앞두고 주장직을 내려놓았지만 이세은이 짊어진 책임감은 여전하다. 우선 김정미에 이어 팀의 두 번째 고참이 됐다. 동시에 조소현(아발스네스 IL), 이민아(고베 아이낙)가 이적하고 이소담과 김우리, 후카가 새로 합류하며 큰 변화를 겪은 미드필더진을 이끌어야 한다.


이세은은 “그동안 (이)민아나 (이)영주랑 뛰다가 동료들이 바뀌면서 제 역할도 달라졌는데, 제가 부상으로 쉰 경기도 있어서 아직 호흡이 완벽하지는 않아요. 어떻게 맞춰가야 할지 고민이 많지만, 다들 능력 있는 선수들이니까 금방 적응하리라 믿어요.”라고 말했다.


실업 무대에서 맞이하는 열 번째 시즌.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뽐내고 있지만 이세은은 3급 지도자 강습회에 다녀오며 선수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 물러날 수 있을 때 물러나는 것이 좋은 은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꾸준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이세은, 마지막까지 빛날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윤지영 대학생명예기자 kksoh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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