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카고’에는 기존 멤버들도 있지만 새롭게 합류하는 배우들도 있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박칼린과 ‘록시 하트’역에 김지우, 그리고 ‘빌리 플린’역에 안재욱이다. 최정원은 “새로운 멤버들과 기존 배우들의 합이 잘 맞아서 무대에서 잘 해내고 있다. 새로운 멤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초심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벨마’역을 맡은 박칼린과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을까. 음악감독에서 배우로 도전장을 낸 박칼린에게 역할 선배로서 좋은 팁을 많이 주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벨마가 극 중에서 의자를 번쩍 드는 장면이 있는데 그 의자가 5~6kg 정도다. 무게가 있어 번쩍 들기에 힘든데 잘 들 수 있는 비법 같은 것을 알려드린 정도다”라고 말했다.
“칼린 선생님이 이렇게 몸을 많이 사용하고 체력소모가 많을지 생각하지 못하셨대요. ‘정원 씨가 쉽게 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런가봐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확실히 공연을 많은 분이라 다르긴 해요. 서로 격려하며 잘 해냈죠. 전 오랜만에 더블 캐스트가 돼서 6년 만에 ‘시카고’를 관람석에서 봤어요. 하하. 늘 원캐스트라 공연을 볼 수 없었는데 박칼린 선생님 공연을 보며 정말 행복했어요. 제가 이런 좋은 작품을 하고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꼈어요.”
배우 김지우는 사실 다음 ‘시카고’를 기약할 뻔 했지만 추가 오디션 붙어 함게 ‘록시 하트’를 하게 됐다. 최정원은 “김지우의 ‘닥터 지바고’를 봤을 때 굉장히 선이 예쁜 친구라는 생각을 했고 ‘킹키부츠’를 보면서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카고’와 매우 잘 어울릴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지우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건 그냥 ‘록시’를 하려고 태어난 것 같았어요. 워낙 연기는 잘하는 친구여서 걱정할 것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안무 때문에 좀 걱정이 되긴 했어요. 섹시한 록시로 에너지를 잘 사용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됐는데 지금은 날아다니더라고요. 제게 사실 록시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해요. 연기호흡이 가장 좋아야 하는 짝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우는 너무 잘 하고 있어서 고맙죠.”
그럼에도 이번 캐스트 중에 가장 놀라운 사람은 안재욱이라고. 최정원은 “진짜 사기꾼 변호사처럼 너무 능글맞게 잘한다”라고 극찬을 하면서 “‘빌리 플린’에 최적화된 배우다.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가 모두 ‘시카고’를 위한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능수능란한 ‘빌리’는 처음 본 것 같아요. 안재욱은 평생 ‘빌리 플린’을 해도 될 정도예요. 안재욱이 연기하는 걸 보면 ‘진짜 나쁘네, 완전 사기꾼이잖아?’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하니까요. ‘빌리 플린’이 늘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나쁜 남자의 모습을 보였다면 안재욱은 매력적인 속물 변호사를 제대로 보여줘요. 이제 곧 ‘시카고’를 생각하면 안재욱이 떠오를 것이라는 걸 믿어요.”
→베테랑 토크③으로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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