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수 제로’ 손흥민이 살아나야 기적도 꿈꾼다

입력 2018-06-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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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 모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 모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러시아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축구대표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전(18일·한국시간)에서 0-1로 패했다. 경기 후 외신 등 많은 시선들은 한국의 조별리그 3패 탈락 가능성을 개막전보다 더 높게 점치고 있다. 남은 상대가 멕시코(24일)와 독일(27일)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웨덴전에서 드러난 한국의 경기력이 워낙 부진했던 탓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이제는 지키는 축구가 아니라 승점 3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공격적인 축구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신태용호’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존재감 부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손흥민은 스웨덴전에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두 차례 개인돌파 이후 한 차례는 패스를 시도했고, 한 차례는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볼을 잃었다. 슈팅수는 제로였다. 개인 문제보다는 전술적인 탓이 컸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 모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 모습.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은 스웨덴전에서 공격 쪽에서보다 미드필더 쪽에서 더 많이 움직였다. 그가 가장 많이 자리한 곳은 하프라인 부근이었다. 한국이 워낙 수비적으로 나선 탓에 수비에 깊숙이 가담해야 했고, 공격으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손흥민도 게임 후 공격으로 전환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고,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하는데 집중했음을 인정했다. 국내 전문가들 뿐 아니라 외국 전문가들도 스웨덴전에서 손흥민이 측면 날개가 아니라 측면 수비수처럼 위치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월드클래스 공격수인 손흥민이 상대 문전에서 수비수들을 제대로 위협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에겐 희망이 없다. 황희찬(22·잘츠부르크), 이승우(20·베로나) 등도 있지만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많은 역할을 해줘야 신태용호는 공격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고, 황희찬과 이승우도 더 살아날 수 있다.


손흥민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골 맛을 봤고, 현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A매치에서 가장 많은 골(21골)을 기록 중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확실한 검증을 받은 공격수다. 그의 소속팀 토트넘처럼 손흥민 주변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환경은 아니지만 그의 공격력을 되살릴 수 있는 대표팀의 전술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대표팀은 국내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손흥민을 최전방에 내세운 투톱 카드를 이미 실험했다. 당시 손흥민이 골을 넣진 못했지만 한국의 공격 작업은 상당히 매끄러웠고, 득점 찬스도 적지 않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손흥민 한 명으로 팀이 확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어려울수록 슈퍼스타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손흥민이 살아야 기적도 꿈꿀 수도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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