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 세대인 어머니와 20대 딸 고객이 올리브영 명동점에서 뷰티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위쪽)과 롯데홈쇼핑의 AHC 상품 방송 장면. 영포티 여성고객이 패션·뷰티 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 중이다. 사진제공|올리브영·롯데홈쇼핑
패션·뷰티 시장에서 큰손 급부상
소확행·가심비 소비 트렌드 추구
TV홈쇼핑 히트상품 순위도 영향
젊은 감성을 유지하는 40대를 가리키는 ‘영포티’(young forty) 여성 고객이 패션·뷰티 시장에서 매출을 좌우하는 큰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포티 세대는 1990년대 기존 세대와 차별화된 또래 문화를 지향하며 ‘X세대’라 불렸던 연령층이다. 나이로는 중년층이지만 예전 그 나이대와 달리 유행에 민감하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는 ‘소확행’이나 물건 구매시 개인적인 만족도를 중시하는 ‘가심비’ 같은 최근 소비 트렌드를 추구한다. 특히 자신을 가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아 패션·뷰티 제품 구매에 적극적이다. 헬스&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5월30일과 6월1일 실시한 올해 첫 세일 기간 때 40대 이상 여성 고객 매출은 전년대비 64% 증가했다. 이들의 주요 구매 제품으로 마스크팩,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이 꼽혔다.
영포티 여성들은 TV홈쇼핑에서도 중요한 고객이다. 상반기 TV홈쇼핑 히트상품에 패션·뷰티 상품이 독주한 것도 영포티 여성 고객의 영향이 컸다. 실제로 중년 여성을 타깃으로 한 화장품이 선전했다.
AHC ‘레드 세럼’은 롯데홈쇼핑에서 23만7000개의 판매고를 올리며 히트상품 1위에 올랐고,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에서도 각각 3위와 6위를 차지했다. 애경 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는 현대홈쇼핑에서 3위, 롯데홈쇼핑에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영포티를 겨냥한 패션 잡화 브랜드들도 크게 활약했다. 현대홈쇼핑에서는 정구호 디자이너의 ‘J BY’가, CJ오쇼핑에서는 패션브랜드 ‘엣지(A+G)’가 NS홈쇼핑에서는 ‘오즈페토 슈즈’가 각각 1위에 올랐다.
TV홈쇼핑에서 이러한 패션·뷰티 브랜드의 약진은 영포티 여성 고객의 소확행, 가심비 추구 성향과 연관이 있다. 구입 제품이 얼마나 위안과 만족을 주는지 따지면서 이왕이면 조금 비싸더라도 기능이 뛰어나거나 확실히 검증된 상품을 사겠다는 심리가 강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포티 여성 고객은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해 다소 비싸더라도 심리적 만족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