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6만 티켓파워, 신태용호의 또 다른 경계대상

입력 2018-06-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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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응원하는 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펼친다. 1패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반드시 멕시코의 벽을 넘어서야 16강 진출의 희망을 다시 한 번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승부다.


태극전사들은 멕시코 선수들과만 싸우는 것이 아니다. 때와 장소, 상대를 불문하고 ‘몸을 파는 남자’라는 의미의 “푸토”라는 욕설을 쉴 새 없이 퍼붓기로 유명한 멕시코 열성 팬들의 응원전 또한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대규모 응원단이 러시아에 상륙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월드컵 입장권(240만장) 가운데 멕시코에서 6만302명의 구매자들이 탄생했다. 개최국 러시아(87만1797장), 미국(8만8825장), 브라질(7만2512장), 콜롬비아(6만5234장), 독일(6만2541장) 다음으로 많다. 한국-멕시코전에서 약 4만5000여 좌석의 절반 이상을 멕시코 팬들이 점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비롯해 한국의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도시 관광지와 FIFA 월드컵 팬페스트 존(Zone), 식당, 공항, 기차역 주변에는 팬 ID(신분 식별용 카드)를 목에 건 멕시코 유니폼을 차려입은 남녀노소의 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축구사랑이 남다른 만큼 자신들과 전혀 상관없는 다른 국가들의 경기에도 커다란 모자를 쓰고, 자국 국기를 흔들어대는 멕시코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물론 대표팀은 원정 A매치를 제대로 경험하긴 했다. 18일 스웨덴전이 열린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은 온통 노란 물결로 가득했다. 스스로를 ‘비킹(바이킹)의 후예’라고 부르는 스웨덴 팬들은 시내와 경기장을 점거하며 장외 분위기를 주도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인 스웨덴에서도 최소 2만 명 이상이 건너왔다는 얘기도 들렸다.


하지만 멕시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떠들썩한데 조직적이기까지 한 마치 소음처럼 느껴지는 특유의 응원은 그라운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 내부에서도 “대표팀에게 멕시코의 광적인 응원에 대비한 일종의 소음 훈련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제기됐을 정도로 멕시코 응원단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지난 독일전에서 나온 멕시코 팬들의 행태를 문제삼아 21일 1만달러의 벌금을 멕시코 축구협회에 부과했지만, 이것이 한국전에서 효과를 나타내리라고는 예상하기 어렵다. 우리 태극전사들은 스탠드의 또다른 적과도 싸울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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