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최민철, 내셔널 타이틀과 디 오픈 출전권 품다

입력 2018-06-24 1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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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철. 사진제공|KPGA

최민철. 사진제공|KPGA

무명골퍼의 생애 첫 우승 선물은 ‘내셔널 타이틀’과 ‘디 오픈 출전권’이었다.


최민철(30·우성종합건설)이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28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박상현(35·동아제약)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생애 첫 정상을 밟음과 동시에 지난해 자신을 괴롭혔던 준우승 징크스를 한꺼번에 떨쳐냈다.


우승 경험은 단 한 차례도 없지만, 최종라운드 플레이는 여느 베테랑 못지않았다. 최민철은 3라운드에서 버디 8개(보기1개)를 잡아내며 10언더파 203타를 작성하고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다. 2위 최호성(45)과는 2타 차이. 우승에 한 발자국만을 남겨놓은 최민철은 마지막 날 침착한 플레이를 이어가며 선두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파4 3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6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이를 만회했고, 파4 10~11번 홀에서 연속 1타씩을 줄였다.


그런데 이 사이 박상현이 무섭게 최민철의 뒤를 쫓았다. 올 시즌 3승을 노리는 박상현은 전반 버디를 2개 잡은 뒤 12번 홀(파4)과 15번 홀(파4)에서 다시 1타씩을 줄였다. 반면 최민철이 16번 홀(파3) 보기로 주춤하면서 격차는 2타로 줄었다.


결국 둘의 운명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 가서야 갈렸다. 앞선 조의 박상현이 장거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최민철 역시 버디를 낚아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민철. 사진제공|KPGA

최민철. 사진제공|KPGA


뉴질랜드 유학생 시절이던 2002년 처음 골프를 접한 최민철은 연습생과 세미프로를 거쳐 2011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다. 그러나 입문 이후 드라이버 입스가 도져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6년 시드를 잃고 신인의 자세로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 재도전해 지난해 코리안 투어로 복귀했다. 비록 후반 3개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날 우승으로 기나긴 무명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한국오픈은 대회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 전통의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 출전권을 부여한다. 최민철은 내셔널 타이틀이라는 영예와 함께 우승상금 3억원 그리고 디 오픈 티켓을 손에 쥐게 됐다. 대회는 다음달 스코틀랜드에서 열린다.


최민철은 “우승 직후 ‘드디어 내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면 울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이제야 우승 물꼬가 텄다. 다음달 디 오픈에서도 이 기세를 몰아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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