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스포츠+ 해설위원 양준혁.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이제 대부분 기록은 주인공이 바뀌었다. 함께 라이온즈를 대표했던 이승엽이 홈런, 타점, 득점, 2루타 등 5개 부문 통산기록을 가져갔다. 출장경기는 정성훈(KIA)이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양준혁의 상징과도 같았던 통산 최다안타 2318개는 박용택(LG)이 넘어섰다.
양준혁은 2010년 은퇴할 때 자신의 기록에 대해 “언젠가 다 깨질 것 같다”며 “가장 애착이 큰 기록은 볼넷”이라고 말했다. 23일 잠실구장에서 박용택의 신기록 달성을 직접 축하한 뒤에도 “볼넷이 가장 오래 남을 것 같다”고 했다.
리그 경기수가 늘어나고 고졸 신인들의 기록이 계속 쌓이면서 양준혁의 9개 기록은 대부분 주인공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볼넷은 1위다.
양준혁의 통산 볼넷은 1278개다. 대학을 졸업하고 상무에서 복무해 만24세인 1993년 데뷔한 뒤 2010년까지 18시즌 동안 기록했다. 양준혁은 통산 351개의 홈런을 때린 장타자지만 18년 동안 삼진이 볼넷보다 많았던 시즌이 단 한 해도 없었다. 통산 삼진은 910개다. 선구안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다.
박용택도 안타 기록은 양준혁을 넘어섰지만 통산 볼넷은 17시즌 동안 749, 삼진은 1284개다. 양준혁은 현역 때도 “안타보다 볼넷이 가치가 높다. 볼넷은 투수에게 더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심리적인 압박도 크다”고 말했다.
양준혁의 볼넷 기록은 영원할 수 있을까. 통산 볼넷 2위는 은퇴한 장성호(KBSN 해설위원)로 1101개다. 3위는 현역인 김태균(한화)으로 1044개를 기록 중이다.
김태균은 시즌 90개 이상의 볼넷을 기록할 수 있는 눈이 좋은 타자다. 3시즌 이상 풀타임으로 뛰며 정상급 타격 능력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관건은 김태균도 이제 만36세로 선수생활 후반기라는 점이다. 올 시즌 종아리 부상으로 5월 27일 이후 결장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