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IA 살린 정성훈이 보여준 베테랑의 품격

입력 2018-06-24 2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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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성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KIA 김기태 감독은 24일 고척 넥센전에 앞서 짧고 굵은 한마디를 남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의 올 시즌 성적은 35승37패(승률 0.486)로 6위. 2017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팀의 성적으로 보긴 어려운 수치다. 이에 따라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김 감독이 던진 것이다.


김 감독은 베테랑의 역할을 중시하는 지도자다. 2017시즌이 끝나고 LG에서 방출된 정성훈을 품에 안은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일단 그 선택은 적중했다. 정성훈이 타선에서 불어넣는 시너지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1루와 3루를 오가며 팀이 필요한 자리를 메우는 것도 정성훈의 몫이다. 전성기 시절과 같은 완벽한 몸놀림은 아니지만, 과거의 경험을 살려 수비에 힘을 보태는 것 자체만으로 가치가 엄청나다.


24일 경기도 정성훈의 진가가 드러난 한판이었다. 3연전 위닝시리즈의 주인을 가리는 한판. 정성훈은 6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4-1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팀이 11-10으로 역전한 8회 2사 만루에서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3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은 장면이 백미였다. 불꽃 튀는 타격전으로 전개된 이날 경기의 흐름상, 한 점 차 리드로는 안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승리한 KIA는 하루만에 5위를 탈환했다.


넥센전 포함 정성훈의 올 시즌 성적은 50경기 타율 0.348(112타수 39안타), 4홈런, 20타점이다. 적어도 그에게 기대했던 공격력 측면에선 부족함 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올 시즌 기록한 5개의 결승타는 그의 품격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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