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로에 우뜨라] 더위 경험한 태극전사, 카잔 더위에서 독일 괴롭히길

입력 2018-06-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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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중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태극전사들은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과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3차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베이스캠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마지막 훈련을 끝냈고, 결전 하루 전인 26일 카잔에 입성합니다.


상대가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이지만 ‘공은 둥글다’는 스포츠 불변의 진리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제든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축구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분위기도 마냥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기후조건이 나쁘지 않네요. 27일 카잔 지역의 날씨는 상당히 무더울 전망입니다. 약간 흐린 가운데 온도계가 섭씨 32도를 가리킬 것이란 예보입니다. 킥오프 시간대인 오후 5시(현지기준)에도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예측도 있네요.


더운 것이 어째서 긍정적이냐고요? 한국 대표팀은 이미 더위를 경험했습니다. 멕시코와의 2차전(24일)이 펼쳐진 로스토프나도누를 기억하시나요? 무려 33도를 찍었고, 지역에 따라 달랐지만 일부는 34도까지 치솟았답니다. FIFA가 제공한 한국-멕시코전 매치 리포트를 보면 양 팀 경기는 33도의 혹독한 무더위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훈련중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앞서 스웨덴과의 1차전(18일)이 끝난 니즈니노브고로드도 결코 덜하진 않았습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 오후 3시를 기준으로 25도였는데, 오전부터 내리쬔 강렬한 태양으로 인해 그라운드에서 올라오는 지열이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독일은 우리와 달리 치명적인 더위를 아직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좋은 팀이라서 그런지 비교적 좋은 시간대를 배정받았습니다. 당연히 날씨도 좋았습니다. 멕시코와 1차전(17일)이 진행된 당시 모스크바는 23도였고, 소치에서 마친 스웨덴과 2차전(23일)은 22도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경기는 집중력이 승부를 가를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는 체력을 최대한 붙잡아둬야 합니다. 다행히 독일은 후반 종반으로 향할수록 기동력이 무뎌집니다. 특히 더위에도 약하지요.


한국축구의 오랜 강점은 투혼과 열정입니다. 혹자는 ‘아직도 그 타령이냐’고 할지언정, 약체에게는 의지가 가장 중요한 덕목일 수 있습니다. 1994년 미국대회에 나선 선배 태극전사들은 혹독한 40도 더위가 덮친 댈러스에서 독일을 가둬놓고 괴롭힌 경험이 있습니다. 전반 대량 실점(3골)의 여파를 뿌리치지 못했어도 두 골을 따라붙는 집념으로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24년이 흐른 올해, 우리는 전차군단을 상대로 어떤 역사를 만들까요.


러시아 카잔에서


※ ‘도브로에 우뜨라’는 러시아의 아침 인사말입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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