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플랜A, 열 트릭보다 낫다’ 일본이 보여준 플랜A의 중요성

입력 2018-06-25 21: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세네갈과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일본 축구대표팀 이누이 타카시가 팬들에게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은 25일(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아레나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두골씩을 주고받는 접전 속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1을 추가했다.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리(2-1)를 거뒀던 일본은 1승1무(승점4)로 세네갈(1승1무·승점4)과 H조 공동 선두로 나섰다. 28일 예정된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심지어 패해도 16강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무대에서 오랜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한국과 완전히 다른 행보다. 한국은 조별리그 1~2차전을 내리 패해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한국과 일본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 달랐다. 지난해 6월 울리 슈틸리케(64·독일) 감독 대신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48) 감독은 상대에 맞춰가는 쪽을 택했다. 특히 1승 상대로 점찍은 스웨덴에게는 본래 포메이션인 4-4-2를 버리고 4-3-3포메이션을 준비하는 등 ‘트릭’을 썼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우리 축구’를 해보지 못한 채 0-1로 허무하게 패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니시노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은 패스 위주의 공격 전개를 최우선으로 하는 ‘일본식 축구’를 펼치는 데에 집중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66·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감독을 월드컵 개막 2개월 앞두고 경질시킨 것도 ‘일본이 잘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기존 일본 축구 틀에서 벗어나 수비 중심의 선 굵은 축구를 펼쳐왔다.


후임 니시노 아키라(65) 감독은 가가와 신지(29·도르트문트), 혼다 게이스케(32·파추카), 오카자키 신지(32·레스터시티) 등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대표팀으로 불러들여 팀의 주축으로 활용했다. 짧은 시간 안에 일본식 축구색깔을 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일본의 평균 나이는 28.17세. 일본의 월드컵 출전 역사상 가장 높은 연령대다.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향했고 비난도 쏟아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플랜A’에 집중한 니시노 감독의 선택은 결국 성공이었다. 콜롬비아에 2-1로 승리를 거둔 뒤, 세네갈을 맞아서도 신체적·체력적 열세를 극복하고 무승부를 거뒀다.


거듭되는 선전에 여론도 완전히 돌아섰다. 니시노 감독은 단숨에 영웅이 됐다. 상대팀과 외신도 호평일색이다. 세네갈의 알리우 시세 감독은 일본과의 경기 후 공식인터뷰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더 나은 팀이었다. 준비한대로 경기를 했다. 훌륭한 팀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축구에 정답은 없지만, 철저하게 플랜A에 집중한 일본의 선전은 플랜B에 매달렸던 한국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