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러시아 리포트] 사실상 16강 품은 日, 웃음과 여유 넘치는 카잔 캠프

입력 2018-06-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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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카잔에서 훈련중인 일본 축구대표팀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카잔의 스타디움 루빈. 여기서 일본은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일본은 조별리그 H조에서 선전을 거듭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크게 부풀렸다. 콜롬비아와 1차전에서 2-1로 이기더니 세네갈과 2차전을 2-2로 비겨 1승1무(승점 4)로 세네갈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부 한 수 위의 전력으로 꼽히는 상대들이기에 일본의 선전은 눈부셨다.


세네갈전이 열린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전세기를 타고 카잔으로 복귀한 25일(현지시간) 일본은 12시간도 채 안돼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당초 국제축구연맹(FIFA)에는 초반 15분 훈련공개 후 비공개로 전환하겠다고 공지했으나 니시노 아키라 감독은 전면 공개하는 여유를 부렸다. 선수들과 함께 훈련장에 도착한 니시노 감독의 표정은 내내 웃음과 여유가 가득했다. 마지막 상대가 지난해 12월 조 추첨에서 톱시드를 배정받은 폴란드이지만 못할 것도 없다는 분위기다. 이미 폴란드는 세네갈~콜롬비아에게 내리 패해 16강 진입이 좌절됐다.


회복훈련인 만큼 프로그램 자체가 특별할 것은 없었다. 세네갈전에 선발 출격한 필드 플레이어 10명은 러닝과 스트레칭 등 가볍게 몸을 풀었고, 골키퍼 3명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세네갈전 교체 및 결장)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 빼앗기와 미니게임 등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굳이 독특한 내용이 있다면 훈련 막바지에 모든 선수들이 돌아가며 페널티킥 연습을 진행한 정도였다. 특정 선수가 아닌, 전원이 언제든지 킥을 담당할 수 있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이날 스타디움 루빈에는 약 100여명의 취재진이 찾아왔다. 일본과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브라질 기자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왁자지껄한 웃음이 넘친 훈련장처럼 떠들썩하지 않았으나 일본 기자들은 차분하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리(일본)의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 먼저 실점하고 따라붙는 형태였으나 끈끈한 축구를 보였다”고 기뻐했다. 이들은 더불어 폴란드의 플레이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을 더욱 즐기는 듯 했다. 일본의 한 기자는 “할릴호지치 감독이 경질되고 니시노 감독이 부임했지만 의구심이 컸다. 그런데 선수들이 스스로 각성했다. 평가전에서 부진한 것이 오히려 팀을 단단히 결속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간 남짓한 훈련 후 진행된 믹스트존 인터뷰에 나선 ‘주장’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는 “우린 폴란드를 이겨서 토너먼트에 나갈 것이다. 비겨도 된다는 생각이 우리를 지배했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카잔(러시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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