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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녀’에는 조민수, 박희순과 같은 베테랑 배우들이 존재하지만, 반면에 김다미, 고민시와 같은 신인 배우들도 함께 합을 맞췄다. 대선배인 그가 신인 배우들의 연기를 봤을 때 분명 느끼는 부분이 많았을 터. 특히 이번 영화의 주연이자 신예인 김다미와의 호흡을 통해 많은 것들을 느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아이가 끌어가는 거라 현장에서 그 아이가 할 수 있게 했어요. 저도 할 수 있는 건 그 역할 밖에 없었죠. 그 친구의 연기를 뭐라고 할 수 없었어요. 신인들이 많은 이야기를 들을 때 헷갈려 해요. 각자 생각이 다르니까요. 그 친구에게 그냥 감독님이 말씀하신대로 가는 게 맞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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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해력이 떨어지거나 소화력이 떨어지면 혼돈이 와요. 그래서 신인들과 할 때 말을 안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죠. 그 안에서 잘 놀았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겁먹었어요. 신인이 너무 많아서요. 해줄 수 있는 건 흔들리지 않게 하는 거, 그게 최선이었을 거예요. 기성들 사이에서 한 명의 신인이 들어오는 게 일반적인 경우인데, 세 명이니까 약간 두렵더라고요. 약간의 무서움이 있었어요. 근데 너무 잘 해줘서 고맙죠.”
그렇게 조민수는 자신이 신인이었을 당시를 회상했다. 대형 매니지먼트가 자리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에서 연기를 배우는 신인배우를 바라보며 느끼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그때는 시스템이 지금과는 달랐죠. 주인공이어도 커피 심부름을 다 시켰으니까요. 매니저 시스템이 없어서 인정이 안 됐어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고요. 역할이 그래도 어른들을 대해야했어요. 그걸 배웠죠. 지금과 완전 달랐어요. 지금은 매니지먼트가 있고 상업화가 되니까 아이들을 만드는데, 그때는 지들이 알아서 했어야 했어요. 완전 시스템이 달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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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현장에서 가장 연차 있는 선배로 자리 잡은 조민수. 이제 현장에서 연기를 즐기는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예상했지만 의외의 답변을 내뱉었다.
“연기할 때 안 즐거워요. 지옥 같죠. 어떤 걸 표현하고 났을 때, 제가 표현했던 이상이 나오면 ‘이래서 연기 한다’ 생각해요. 현장 나가는 건 지옥 같죠. 다 힘들어요. 말로는 즐긴다고 하지만 들어가는 현장은 힘든 것 같아요.”
조민수는 영화 ‘마녀’ 이후 차기작을 결정하지 않았다. 어떤 작품에서 그를 필요로 할지는 모르지만, 당분간 다시 휴식기를 지낼 예정이다. 그에게 그 휴식기를 어떻게 지낼 예정인지 물었다.
“할 게 많아요. 만드는 거 좋아하고, 그리기도 하고 음악도 듣죠. 사람들이 저에게 ‘걸크러쉬’라고 하면 속상해요. 안 그렇거든요. 주변 친한 사람들도 제가 집순이인 걸 알고요. 약간 혼자 놀기를 잘 해요. 예전에 모래시계 역할이 저와 가장 비슷한 성격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