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자존심 안고 분전한 러시아

입력 2018-07-08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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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러시아월드컵 8강전 크로아티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 러시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개최국 돌풍’은 8강까지였다.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한 러시아가 8강에서 모든 전진을 멈췄다. 러시아는 8일(한국시간) 소치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8강 크로아티아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비록 준결승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32개국 가운데 순위가 가장 낮은 러시아는 대회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5-0으로 격파한 뒤 이집트 역시 3-1로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16강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36년만의 8강행에 성공했다.


이변과 함께 스타도 탄생했다. 데니스 체리셰프(29·비야레알)다. 체리셰프는 이번 대회에서 4골을 터뜨리며 러시아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또한 직전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불명예를 안았던 수문장 이고르 아킨페예프(32·CSKA 모스크바)는 환상적인 선방을 수차례 선보이며 자신이 ‘야신의 후계자’임을 증명했다.


1966잉글랜드월드컵 이후 52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노린 러시아는 그러나 8강전에서 승부차기에 벽에 가로막혔다. 크로아티아와 연장전까지 2-2로 맞선 가운데 1번 키커 페도르 스몰로프(28·크라스노다르)와 3번 키커 마리오 페르난데스(28·CSKA 모스크바)가 실축하면서 3-4로 졌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4강 신화를 일궜다. 러시아 역시 또다른 개최국 신화를 노렸지만 아쉽게 돌풍은 끝이 났다. 그러나 예상 밖 선전 덕분에 러시아 선수들은 자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분위기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선수단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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