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

입력 2018-07-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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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8월 18일 개막한다. 이제 딱 3주 남았다. 선수 779명, 임원 236명 등 1000여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대한민국은 금메달 65개 이상으로 6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선동열(55)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도 3회 연속 금메달로 대한민국 선수단의 종합 2위 수성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선 감독은 현지답사를 위해 30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2박3일간 경기장을 비롯한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귀국할 예정이다.

선 감독은 지난해 7월 사상 최초로 야구대표팀 전임사령탑에 취임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우승) 김인식 감독,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3위) 김재박 감독,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우승) 조범현 감독,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우승) 류중일 감독은 모두 당시 현역 프로 사령탑이었다. 선 감독이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유지하려면 일단 이번 아시안게임을 순탄하게 마쳐야 한다. 더욱이 국민 모두는 야구 금메달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부담감이 적지 않을 선 감독의 속내를 들어봤다.


● 명단 완성 후 바람 잘 날 없는 야구대표팀


선 감독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할 24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때는 6월 11일이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처럼 야구대표팀을 놓고도 ‘엔트리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병역미필자들의 선발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특히 LG 유격수 오지환의 발탁이 논란을 부채질했다. 지금도 오지환을 향한 상당수 팬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최근에는 엔트리에 포함된 다른 일부 선수들의 기복이 심한, 또는 부진한 플레이가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해당 선수 본인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뽑아준 선 감독마저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종 엔트리 발표 이후 1개월이 훌쩍 지났다. 24명 중 부진한 선수들도 속출해 근심이 많을 듯한데, 가장 고민스러운 포지션은 어디인가.

“대회까지 한 달 가량 남았는데,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하기 위해 선수들 각자가 노력해야 한다. 아무래도 투수 쪽이 가장 고민스럽다. 좋은 투수들이 많지 않은 데다, 단기전은 마운드 싸움이기 때문이다.”


-임기영(KIA)은 선발이든 롱릴리프든 대만전에 요긴하게 활용할 재목인데, 특히 부진한 편이다(올 시즌 16경기에서 5승8패, 방어율 5.98이다. 최종 엔트리 발탁 이후로는 6경기에서 2승3패, 방어율 6.65다. 특히 최근 4경기 연속으로 모두 7개의 홈런을 허용한 뒤 21일 1군에서 제외됐다).

“아시안게임 엔트리 규정상 부상이 아니면 최종 명단에서 교체할 수 없다. 본인 스스로 컨디션을 회복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임기영만이 아니다. 마운드에선 LG 차우찬이 몹시 부진한 편이고, 타석에선 오지환이 7월 들어 더위를 타고 있다. 특히 차우찬은 7월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방어율 13.75로 6월(2승1패·방어율 3.29)에 비해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결국 25일 왼쪽 고관절 통증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 대만과 일본을 넘으려면?

야구국가대표 24명 전원이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만큼 KBO리그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기간에 맞춰 개점휴업한다. 8월 17일부터 9월 3일까지다. 그러나 선 감독과 야구대표팀에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8월 26일이 첫 경기다. 한국은 2라운드 B조에서 8월 28일까지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과 차례로 맞붙어 슈퍼라운드 진출을 다툰다. A조에는 일본, 중국, 파키스탄과 예선을 거친 한 팀이 들어간다. 각조 2위까지 슈퍼라운드에 올라 8월 30~31일 상대조 1·2위와 대결하는데, 각조 1위는 1승을 덤으로 안고 싸운다. 슈퍼라운드 1·2위가 9월 1일 결승전, 3·4위가 같은 날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메달 색깔을 겨룰 대만, 일본과 최대 2차례 만나는 방식이다.


-당초 KBO리그가 8월 15일까지만 경기를 하려다가 16일 하루 5경기를 추가 편성했다. 훈련 및 준비 계획에 차질은 없나.

“8월 18일 소집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인도네시아로는 8월 23일 출국한다. 국내에서 4일, 현지에서 이틀 훈련한 뒤 경기를 치른다. (인도네시아가) 더운 곳이라 훈련은 체력관리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첫 경기부터 대만과 맞붙는다. 대만에 대한 전력분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또 대만 전력의 장단점은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이종열 해설위원(SBS스포츠)이 대만에 대한 전력분석을 담당하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누진 않았다. 앞으로 미팅을 통해 이 위원이 파악한 내용을 공유할 생각이다. 대만은 기세를 타는 팀이다. 한 번 기세가 오르면 가진 전력의 2~3배를 발휘한다. 장타력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좋은 투수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만의 에이스로는 왕웨이중(NC)이 예상된다. 첫 경기부터 상대할 듯한데, 대비책은 무엇인가(왕웨이중은 올 시즌 KBO리그 18경기에서 6승7패, 방어율 4.04를 기록 중이다).


“빠른 볼이 좋고 변화구도 다양하다. 제구력도 있는 투수다. 다만 체력은 좀 약한 편으로 알고 있다.”


-일본은 슈퍼라운드에서 만날 텐데,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나.


“사실 대만보다는 일본이 더 위협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사회인야구 소속들이라 내가 가진 정보력(일본내 네트워크)에도 한계가 있다. (사회인야구보다는) 프로의 수준이 더 높은 것은 당연하지만, 사회인야구에서 잘하는 선수들로만 선발한 대표팀이라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지녔다고 봐야 한다.”


-인도네시아 현지답사에서 중점적으로 체크할 부분은 무엇인가.


“경기를 치를 구장을 직접 보고, 선수단 식당을 비롯한 부대시설을 점검할 계획이다. 우리가 속한 B조 경기가 열릴 구장이 메인구장(GBK)이다. 사진으로는 이미 한 번 둘러봤는데, A조 구장(라와망운 보조구장)보다는 시설이 낫다고 한다.”

출국을 앞둔 선 감독에게는 SK 최정의 부상이라는 달갑지 않은 소식까지 전해졌다. 24일 두산과의 홈경기 도중 왼쪽 허벅지를 다친 그의 회복에는 최소 3주가 필요한 형편이다. 선 감독은 일단 8월 18일 야구대표팀 소집 전까지 최정의 몸 상태를 예의주시하기로 결정했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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