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대관식’ 오상욱 앞에 드디어 꽃길이 열렸다!

입력 2018-08-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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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대표팀 오상욱. 사진제공|대전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대표팀 오상욱. 사진제공|대전대

오상욱(22·대전대)은 한국 남자 펜싱의 차세대 주자로 손꼽힌다. 남자 사브르의 대표주자로 활약한 김정환(35)과 구본길(29·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뒤를 잇기에 손색이 없는 기량을 뽐낸다.

192㎝의 큰 키와 수려한 외모 덕분에 ‘꽃미남 펜서’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실력으로 더 인정받길 원했고 실제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기량을 자랑한다. 단기간에 세계랭킹 5위라는 자리에 오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17년 아시아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금메달에 일조했고, 올해도 세계선수권 단체전과 그랑프리대회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아시안게임 데뷔전인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은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오상욱의 미래가 걸린 대회이기도 했다. 향후 10년 이상 한국 사브르의 대표주자로 활약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자원이기에 더욱 그랬다.

오상욱은 지난 20일 7년 선배 구본길과 맞대결한 이 종목 개인전 결승에서 14-15로 패했다. 구본길은 이 금메달로 AG 개인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고도 기쁨보다 후배를 향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나보다 (오)상욱이가 이겼으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단체전에는 개인전보다 더 많은 힘을 쏟아 붓겠다”고 했다. 경기 직후에는 오상욱에게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오상욱도 “단체전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했다.

둘 다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오상욱에게는 꽃길이 열렸다. 오상욱과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24·국군체육부대)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 센드라와시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난적 이란을 45-32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주자로 나선 오상욱은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단 4초만에 5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간 덕분에 이후 경기 운영이 한결 수월해졌다. 20-15에서 25-18로 격차를 벌린 주인공도 오상욱이었다. 잠시도 쉬지 않았다. 피스트 밖에선 목청 높여 기를 불어넣었다.

구본길은 한때 3점까지 줄었던 격차(29-26)를 제7경기에서 35-27까지 벌렸고, 김준호를 대신해 제8경기에 투입된 김정환은 40-30을 만들며 사실상 승리를 예약했다. 마지막 주자로 다시 등장한 오상욱은 조금도 틈을 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상욱이 피스트 위에 섰을 때 15득점·6실점의 완벽한 경기력이 뒷받침돼 더욱 빛났던 대관식이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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